[뉴스핌=김선엽 기자] 이세돌 9단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이미 5국 중 구글 알파고(AlphaGo)에 3게임을 내줘 패배가 확정됐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이 9단이 13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알파고와의 4국을 시작했다. 이세돌 9단이 백돌이다.
이 경기를 이긴다고 해서 최종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아직까진 기계를 상대로 해볼 만 하다'는 위로를 주기 위해서도 아니다. 슈퍼컴퓨터와의 대국을 통해, 인간 뇌가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 어디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도전이다.
지난 13일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경기 모습 <사진=구글 제공> |
이 9단은 이미 스스로를 내려 놓은 상태다. 그는 지난 12일 3번째 게임을 내준 후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이 당한 것이지, 인간이 당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처음 한 판을 내주었을 때만 해도 이 9단의 실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있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이세돌은 (테니스 선수) 페더러처럼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며 “현재 바둑계의 조코비치는 중국인의 커제(柯潔) 9단”이라고 지적했다.
알파고가 이 9단이 아닌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커제와 경기를 펼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커제 역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웨이보에 “나는 이세돌과의 전적에서 8대 2로 앞선다”며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겨도 나는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3국의 경기가 끝나면서 이런 지적은 찾기 힘들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인공지능이 사상 최초로 인간 최강자를 넘어선 것임을 인정했다.
커제 역시 "(알파고의 바둑은) 거의 완벽했고 거의 실수한 곳이 없었다"면서 "같은 조건이면 나도 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 역시 지난 11일 카이스트 강연에서 "이세돌을 선택한 것은 그의 창의적인 바둑과 대국 스타일 때문"이라며 "우리 알파고의 약점을 가장 잘 파악해줄 선수 같아서였다"고 밝혔다.
이 9단 역시 지난 3국에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알파고를 테스트하며 남은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력하게 4번째와 5번째 게임에 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 9단이 또 다시 어떤 명국을 만들어낼지 전 세계인의 시선이 그의 손끝에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