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처음으로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인 ‘갤럭시 클럽’을 선보였다. 갤럭시S7부터 적용되며, 24개월 할부로 S7을 구매하고 1년 후 이를 반납하면 신제품으로 교체해준다. 남은 12개월 할부금은 반납한 스마트폰으로 대체된다.
이동통신사들은 갤럭시 클럽이 인기를 끌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자칫하면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어서다. 때문에 도입을 저울질하고는 있으나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제조사 지원을 받아 단말기 지원금을 지급하고 유통망에 장려금을 제공하며 고객을 유치해 왔다. 이통사 휘하에서 단말기 판매도 좌우됐다.
삼성전자는 1년 마다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갤럭시클럽을 11일 출시한다 .<사진=삼성전자> |
갤럭시 클럽은 이통사와 관계 없이 삼성전자 단독으로 진행하는 서비스다. 자체 유통점인 삼성디지털플라자에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삼성카드로 스마트폰을 구매한 후 원하는 이통사를 통해 서비스에 가입하면 된다. 이통사 유통점에서 단말기를 선택하고 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는 기존의 방식과 반대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이통사와 제조사의 재원이 들어간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20%요금할인을 받는다. 요금할인은 매월 내는 통신비 20%를 깎아 주는 것으로 1년, 또는 2년 약정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통사에 제공하던 장려금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는 비용을 줄이고 자사 신제품 구매 주기를 1년으로 단축시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일석 이조다.
반면 이통사는 약정으로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기간이 1년으로 짧아진다. 가입자들이 요금할인을 받기 때문에 매출도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통사가 삼성전자와 갤럭시 클럽을 도입할 경우 이 같은 움직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통사들은 갤럭시 클럽 주기에 맞춰 2년을 약정으로 하는 단말기 지원금 지급 조건을 1년으로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1년 주기로 고객을 붙잡기 위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갤럭시 클럽 유치가 쉽지 않은 선택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 클럽은 이통사 중심의 단말기 판매를 제조사 중심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통사들이 기존 이동통신 시장 질서를 유지하면서 이를 도입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