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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승리 이끈 'GPU', 삼성전자도 ‘군침’

기사등록 : 2016-03-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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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보다 복잡한 연산 처리속도 빨라…자율주행차 등 활용도 높아

[편집자] 이 기사는 03월 15일 오후 2시2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황세준 기자]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시스템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대국'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하면서 승리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GPU(Graphics Processing Unit)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도 방대한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GPU의 기능에 주목, 위탁생산을 통해 내공을 쌓고 있으며 자체 개발에 나선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7년 또는 2018년에 엑시노스 칩셋에 자체 GPU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세기의 대국에서 알파고의 승리를 이끈 주역으로 무한 자원을 활용케하는 GPU가 꼽히고 있다. GPU는 3D 그래픽 등 복잡한 연산을 위해 개발된 전용 칩으로, 알파고는 176개의 GPU로 시스템을 구성해 방대한 연산량을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일반적인 CPU(Central Processing Unit) 기반 시스템 보다 GPU는 보다 짧은 시간에 빠른 연산이 가능하며 전력 소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알파고 개발총책임자인 데이비드 실버 교수가 "알파고의 브레인은 GPU"라고 말할 정도로 GPU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GPU,금융 생명과학등 다방면에 활용= 알파고의 GPU는 엔비디아(Nvidia)가 공급했다. 엔비디아는 1993년 창업 당시부터 GPU를 연구해 온 회사로,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2011년부터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해 왔다.

그동안의 CPU 컴퓨팅은 순차적으로 실행되는 명령을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알파고와 수조개의 커넥션이 병렬로 연결되는 '딥 러닝' 연산에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GPU 플랫폼이 필요했다.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국을 마친 이세돌 9단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기존에 컴퓨터가 고양이와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을 학습하려면 2000개의 CPU를 탑재한 거대한 데이터 센터의 서버들이 필요했지만, GPU 활용한 딥 러닝 기술로 불과 12개의 엔비디아 GPU를 통해 2000개 CPU에 맞먹는 성능을 구현해 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3년 만에 인공지능의 학습 속도를 50배 끌어올렸고 향후 몇 년 안에 또 다시 10배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GPU 기술은 헬스케어, 생명과학, 에너지, 금융서비스, 자동차, 제조, 엔터테인먼트 등 이미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딥 러닝을 위해 협력하는 기업의 숫자는 2년 전에 비해 35배가 많은 3400여 곳에 달한다.

바이두,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는 딥 러닝을 위해 엔비디아 GPU를 채택했다. GPU는 다른 언어로 음성 또는 텍스트를 번역하며 이미지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태그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 각자의 관심사에 맞춰 뉴스피드, 엔터테인먼트, 맞춤형 제품 등을 추천한다.

<사진=엔비디아>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도 GPU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예상해 소프트웨어에 미리 입력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GPU를 활용한 딥 러닝이 현재로서는 자율주행차의 유일한 대안이다.

로봇 분야에서도 GPU의 활용도가 높다. 일본 화낙(FANUC)은 최근 상자에서 무작위로 꺼낸 물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조립 공정용 로봇을 시연했다. GPU 기반인 이 로봇은 수많은 시행 착오에 의해 학습하는 과정을 거친다.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GPU는 이미 사용되고 있다. Arterys사는 GPU 기반 딥 러닝을 사용해 의료 영상의 분석 속도를 높였다. Enlitic사는 종양이나 잘 보이지 않는 미세 골절 및 기타 질환을 식별하는 의료 영상을 분석하는데 GPU 기반 딥 러닝을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GPU는 그래픽 처리 유닛이라는 이름 때문에 한정적인 분야의 기술인 것처럼 오해를 받기도 랬지만 실상 앞으로는 컴퓨팅을 대표하는 개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이르면 내년에 자체 GPU 탑재 전망= 삼성전자도 GPU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GPU 위탁생산을 통해 내공을 쌓고 있으며 자체 개발에 나선다는 소문도 수년째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바이오 헬스케어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VR) 등 GPU 기술력을 요구하는 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딥 러닝 플랫폼인 '베레스'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 갤럭시 S7 및 S7엣지의 경우 한국 출시 모델 기준, AP로 '엑시노스 8890옥타'를 사용하는데 이 칩에는 GPU로 ARM의 '말리-T880MP12'를 넣었다. 

이를 두고 지난해부터 IT매체 샘모바일 등은 삼성전자가 2017년 또는 2018년에 엑시노스 칩셋에 자체 GPU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GPU를 자체 생산하진 않지만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CPU와 LTE모뎀, GPU를 함친 시스템 온칩(SOC)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아울러 GPU의 방대한 연산 내용을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인 'GDDR'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GDDR5' 메모리는 기존 D램보다 4배 이상 빠르면서도 소비전력은 약 40% 절감한 점이 특징이다. 초고화질(UHD, 1920×1280) 고해상도 영상 처리가 가능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빠르고 생생한 영상을 제공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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