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대형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규모가 12조원 가량으로 급증,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16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증권회사 리스크 프로파일 변화와 신용등급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기평은 증권사 신용등급의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자체 펀더멘탈의 변화 여부 ▲파생결합증권 및 우발채무 관련 리스크 관리수준 ▲규제변화에 대한 대응력 ▲M&A 에 따른 재무건전성 및 지원가능성 변동 등을 꼽았다.
특히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급증한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를 지적했다. 리스크가 높은 대신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치중하면서 IB의 신용보강 형태가 기초자산의 유동성부터 신용위험까지 아우르게 된 것이다.
<자료=한국기업평가> |
한기평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 현대증권, NH투자증권 등의 중대형사들의 경우 우발채무 규모가 작년 3월말 7조9000억원에서 12월말 11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등 중형사들의 우발채무는 같은 기간 3조9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결과다.
황보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증권사 신용보강 비중이 2012년 상반기까지 1% 미만에서 2015년 상반기 65%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높아지는 등 증권사 우발채무의 위험수준은 양적·질적인 면에서 모두 악화됐다"고 말했다 .
그는 이어 "현재 증권사의 PF 우발채무 증가속도와 리스크의 질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증권회사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감독당국과 유관기관은 NCR 재정비 등 증권사 PF 우발채무 급증에 따른 감독체계 강화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나영 한기평 책임연구원도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사이 대형증권사의 PF 우발채무가 약 4조원 늘어났다"며 "대형사 주도로 신용공여 사업 확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작년 ELS 발행량 증가도 신용등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성태경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스트레스 상황 발생 등 외부 금융환경이 크게 변화할 경우 증권사의 손익과 자본적정성에 불리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져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도 대외 금융환경 변화가 증권사의 손익 및 자본적정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