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정부가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달리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듯 당장 이달 중으로 예정했던 청년일자리 대책 발표를 다음 달로 미루는 등 장고에 들어갔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일자리 대책을 실효성 중심으로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백용천 기재부 미래경제전략국장은 "뭔가 새로운 것을 자꾸 만들어내기보다는, (하나의 정책이라도) 실효성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일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청년일자리와 관련해 일학습병행제 현장인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소재 항공우주 업체를 방문,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최근 발표된 고용동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가 고민하는 바로 그 청년 고용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 16일, 고용동향 발표에서 올해 2월 청년실업률이 전년 동월보다 1.4%p 증가한 1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6년 6월, 조사대상 기간을 1주에서 4주로 변경한 이후로 최고치다. 이 기간 청년층(15~29세) 실업자 수는 56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6000명 늘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적잖이 당황한 듯, 기재부는 이호승 경제정책국장이 통계청 발표 직후 긴급브리핑을 자청,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동시에 정부는 이달로 예정됐던 청년일자리대책 발표를 오는 4월로 한 달 연기했다. 적어도 한국개발연구원(KDI) 진행 중인 일자리정책 심층평가 중간 결과라도 보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유 부총리의 발언을 재확인한 것으로, 유 부총리는 통계청 고용발표 하루 전인 지난 15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가진 '여성고용간담회'에서 "KDI 심층평가 중간결과를 반영, 4월 말에 청년·여성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 논란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정부가 일자리 대책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청년수당 지급 등 갖가지 얘기가 흘러나왔고, 이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백용천 국장은 "청년실업률 때문도, 총선 부담 때문도 아니다"면서 "KDI 일자리 정책 심층평가의 중간 결과라도 보고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청년일자리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그 노력이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경기 둔화로 전 세계적인 수요 위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끌어내긴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은 기업들이 채용해야 하는 건데, 이런 경기에서 누가 (직원을) 더 뽑으려고 하겠냐"며 "별다른 수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