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환율전쟁이 달아오르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던 거래 기법이 회생하는 조짐이다. 다름 아닌 캐리 트레이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주 시장의 예상보다 강력한 비둘기파 의지를 보인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 및 통화정책 탈동조화에 따른 리스크가 진정된 데 따라 외환시장은 물론이고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변동성이 크게 떨어졌고, 이는 캐리 트레이드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한다.
홍콩 달러화 미국 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
각국 중앙은행들 사이에 금리인하를 통한 통화 가치 평가절하 움직임이 한 풀 꺾였는지 여부에 대해 장담하기는 어렵다.
일부 트레이더들 사이에 이 같은 관측이 고개를 들었지만 외환시장 전반에 걸친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연준이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진정시킨 것만으로도 캐리트레이드를 회생시키는 데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연말과 심지어 이후까지 긴축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홍콩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의 폭락에 따른 리스크가 꺾인 것도 캐리트레이드를 재점화시키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연준의 회의 이전까지 포지션 청산에 집중했던 트레이더들이 다시 베팅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특히 위안화 폭락에 눈덩이 손실을 떠안고 발을 뺐던 투자자들이 캐리트레이드를 재개하고 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칼럼을 통해 환시 투자자들 사이에 이머징마켓 통화 및 자산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크게 희석됐다고 전했다.
상당수의 신흥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고 있는 한편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통화는 연초 낙폭을 크게 축소했고, 상승세로 반전한 통화도 없지 않다.
달러화 약세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투자은행(IB)들이 이머징마켓 통화 및 자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FT는 예상했다.
특히 브라질을 포함한 일부 신흥국의 정치 리스크가 해소되고, 중국의 자본 유출에 제동이 걸리는 정황이 더욱 분명하게 확인되면 캐리 트레이드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 유가 반등이 이미 관련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을 돌려 놓은 것과 마찬가지로 그 밖에 악재 해소 역시 투자심리와 통화 가치에 가시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FT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