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금융산업 노사가 마침내 대화를 시작한다. 양측은 2016년 임금단체협상 테이블에 올릴 요구안을 확정하고, 이를 상대방에게 통보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올해 4.4% 임금인상률을 사측에 요구했다. 또한 근로시간을 정상화해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준근로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금지하고 여기에 필요한 인력을 신규로 채용하자는 것이다. 또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으로 결원이 생기면 정규직 채용을 의무화하자고 했다.
이에 반해 금융사용자협의회는 수익성 악화와 고임금을 감안해 ‘임금동결’을 제시했다. 작년 국내 은행 수익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당기순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2003년 이후 최저이고,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0.16%, 2.14%로 2000년 이후 최저였다.
사용자측은 신규인력 채용도 신임직원의 초임을 삭감해 늘어난 재원을 활용하자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자료를 근거로 2014년 금융보험업 대졸초임에서 한국은 월 328만원으로 일본(월214만원)보다 높다고 했다.
이번 임단협의 최대 쟁점은 성과연봉제이다. 사측은 올해 안에 도입한다는 방침으고 이를 위한 노사 공동 특별팀(TF)을 만들었지만, 금융노조측은 일체의 대화를 거부했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에 대해 ‘맞불’을 놨다. 신입직원 임금을 노조와 합의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처음으로 요구하며, 임금삭감을 막겠다고 했다. 또 취업규칙 제정과 변경요건 강화도 요구했다. 성과연봉제의 잣대로 인사나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나기상 금융노조 본부장은 “성과연봉제의 불공정한 임금차별 강요를 거부하고 노동자간의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현행 연공 중심의 호봉제는 임금을 고정비화해 비용을 지속적으로 상승시켜 금융권의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성과와 능력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성과연봉제를 올해 안에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노사 양측은 서로의 요구안을 교환하고 교섭 개시 일정은 4월내 진행키로 논의했다. 특히 올해는 성과연봉제 등 민감한 사안이 있어, 사용자 측 34개 회원사 대표와 금융노조측 35개 지부 대표가 참석하는 논의가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