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장기간에 걸친 저유가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적자 폭이 심화되는 등 경제체제 자체가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8일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 닷컴은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사우디의 재정적자가 98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재정적자는 이보다 적은 8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예멘과의 전쟁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재정적자는 1200억달러로 불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우디 정부 지출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
이처럼 사우디의 재정 적자폭이 확대하는 것은 원유 수출이 세입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과 같은 저유가 상황에서 사우디가 부가가치세(VAT) 인상, 보조금 축소, 국영기업의 기업공개(IPO) 등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카운슬은 분석했다.
카운슬은 "사우디가 5% VAT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새로운 세금 제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우디에겐 새로운 제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사우디에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이미 사우디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거론했다. 아람코의 기업공개 가능성은 올해 초부터 나온 이슈긴 하지만 결과론적으론 국유 기업 IPO를 통해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보조금 삭감, 법인세 인상, 전반적인 긴축 재정을 통해 사우디 경제가 좀 더 현대적인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카운슬은 분석했다.
최근 사우디는 경제의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산업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화학, 시멘트, 제조업 부문에서 산업 확장을 노력 중이다. 하지만 카운슬은 사우디의 이 같은 노력이 제한된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에는 아직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탓에 정부의 산업 지원 유인이 떨어진다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