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엔화 강세 저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일시 110엔 밑으로 내려갔다. 시장 전문가들은 직접개입이 어렵다 하더라도 4월 중 엔화를 떨어뜨릴 대안이 나올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각) 아베 총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이 경쟁적인 통화 평가 절하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까지 추가 긴축을 머뭇거리면서 안전자산인 엔화는 올 들어 강세 흐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엔화 강세로 수출을 비롯한 일본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경제에 있어 안정은 언제나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쟁적 통화절하는 막고 인위적인 환시 개입도 자제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 발표에 엔화는 오름 폭을 키웠다.
인터뷰에 앞서 110.3엔까지 밀리며 지난 2014년 10월 BOJ가 추가 완화 조치를 꺼내든 뒤 최저치(엔화 강세)를 찍은 달러/엔 환율은 아베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뒤 일시 109.98엔까지 밀렸다.
한국시간 기준 6일 오전 10시23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10.35엔으로 다소 회복된 상태다.
달러/엔 환율 1년추이 <출처=블룸버그> |
◆ 4월 엔화 반전 드라마 나올까?
시장에서는 글로벌 지도자들이 이미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하지 말자고 합의한 상태라 일본이 독단적으로 개입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간 엔화 약세를 위해 쏟아 부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려는 상황을 일본이 그냥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마켓워치는 4월이 엔화와 일본 증시에 상당히 중요한 한 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4월2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일본은행(BOJ) 회의와 재정 부양 발표 가능성에 따라 엔화 방향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BOJ가 엔화를 대규모로 내다 팔거나 4월 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결정할 경우 엔화는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BK자산운용 담당이사 케시 리엔은 "BOJ는 과거에도 오픈마켓에서 엔화를 종종 내다팔아 엔화 강세를 저지한 바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개입에 나서기 적기"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 및 주식시장 지원을 위해 정부가 재정부양책을 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즈호뱅크 아메리카 환율 전략가 시린 하라즐리는 아베 총리가 5월 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부양 패키지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