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온건파(dovish)한 분위기가 감지되자, 글로벌 투자은행의 엔화 전망치가 강세 쪽으로 잇따라 수정되고 있다.
다만 노무라 등 여전히 엔화 추가 약세 전망을 고수하는 기관들도 있어 시각이 크게 엇갈린다.
지난 17일 크레디트스위스(이하 CS)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달러/엔 전망치를 모두 하향 수정(엔 강세)했다.
엔화 <출처=뉴시스> |
CS는 3개월 안에 달러/엔 환율이 110엔으로 떨어지고 1년 안에는 105엔까지 갈 것이라고 점쳤다. 이어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0.8%에서 0.4%로 대폭 하향 수정한 뒤 내년에는 제로(0%) 성장률을 점쳤다.
BAML은 1년 내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50%로 제시하며 올 연말 달러/엔 환율 전망은 110엔으로 내다봤다. 종전 전망치인 120엔에서 대폭 후퇴한 수준이다.
BAML은 일본은행(BOJ)이 추가 완화정책을 단행하더라도 연준이 기존 긴축 노선에서 선회한다면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엔화 전망 수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FOMC 1월 의사록에서 연준 정책 위원들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누그러뜨렸다.
한편, 같은날 일본 최대 자산운용사인 노무라는 연말 달러/엔 환율이 130엔으로 오를 것이라며 기존의 엔화 약세 전망을 고수했다.
이케다 유노스케 노무라 외환리서치 대표는 "(엔화 약세) 전망을 변경할 확신을 주는 것이 없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는 3월초 발표될 미국 지표들이며, 경기침체 리스크가 낮다고 판단되면 130엔 전망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호한 경제 지표가 나오거나 리스크 회피 심리가 누그러지면 달러가 재빨리 회복할 것이며 달러/엔 환율도 "즉각" 117~118엔 수준으로 뛰어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율이 118엔까지 오르려면 미국 금리 추가인상을 뒷받침 할 견실한 경제 전망이 필요하겠지만 연준의 조치 없이도 117.50엔 정도까지 뛰는 것은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주장이다.
이케다 대표는 "달러/엔 환율이 105엔 밑으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당국의 개입은 없을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BOJ의 마이너스금리 정책 강화로 엔화 강세 압력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시간 기준 18일 오후 2시46분 현재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3.93엔으로 전날보다 0.13% 하락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