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고객들이 가장 관심 있는 것은 결국 부동산입니다. 아무리 없어도 (전체 자산의) 70%는 부동산이고 어떤 고객은 90%에 달합니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Two Chairs) 잠실센터 부지점장(Private Banker)의 말이다. 그가 상대하는 고객들의 평균 자산은 어림잡아 1000억~2000억원이다. 많게는 1조원에 육박하는 고객도 있다.
현업에 있건 은퇴를 했건 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이다. 그 다음이 보험상품이다. 보험상품은 상속세를 내기 위한 현금 확보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PB들은 서울 지역 빌딩의 소유주를 알아둬야한다. 등기부등본까지 떼 가며 발품을 팔기도 한다. 또 강남 중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들을 통해 부동산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좋은 물건 있냐"라는 고객의 질문에 즉각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그렇다면 '큰 손'들은 부동산 외에 또 어디에 투자할까.
"주식 비중은 굉장히 낮죠." 가끔 공격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도 있지만 부자들 대부분은 빌딩 사서 세 받고 나머지 돈은 보험상품에 많이 넣어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 PB는 "위험한 자산에 돈을 넣어둬 봤자 원금 까먹고 주식에 골머리 썩는다고들 생각한다"며 "세금 안 내는 안전자산에 투자해서 매달 떨어지는 원리금으로 생활하다가 다 못 쓰면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특히 똑같은 안전자산임에도 정기예금 등 다른 은행상품보다 보험을 선호하는 이유는 비과세와 상속세 재원 마련 때문이다.
"정기예금에 돈 넣어두면 요즘 연 1.7%인데 이 사람들은 소득구간이 1억5000만원 초과라 최고세율인 41.8%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그는 전했다.
신 PB는 "방카슈랑스 상품을 많이 찾는데 피보험자(피상속인)가 사망하면 상속인이 이를 현금화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보통의 보험상품들은 10~20% 정도 사망보장이 있기 때문에 이것까지 합치면 상속세 재원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주식이라고 아예 안 쳐다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익이 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이다. 또 PB들에게 수수료를 떼주기 위한 선심성 투자도 꽤 된다고 그는 귀띔했다.
그는 "부동산을 소개해도 우리는 수수료를 받지 못한다"며 "그러다 보니 '너네도 먹고 살아야지'라며 고객들이 3억원 내지 10억원 정도를 맡긴다"고 설명했다.
주식이니까 실패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고객들도 잘 안다. 손해가 발생해도 크게 나무라는 고객이 없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 고객 자금을 유치하려면 PB 입장에서 언제까지 나쁜 성적표를 들이밀 수는 없다.
신 PB는 "얼마 전에도 사모펀드를 모집했다가 손실이 나서 마음 고생을 좀 했다"며 "요즘은 안전한 주가연계증권(ELS)을 많이 추천하는데 노낙인(No Knock in)이면 4% 정도 수익률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또 "CD금리(91일물)가 4% 위로 안 올라가면 연 1.9% 정도 주는 CD금리 연계 사모펀드도 많이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