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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시대 임박] "2040년 신차 35% 차지"

기사등록 : 2016-04-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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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면 전기차 유지비용이 더 저렴"

[뉴스핌=이고은 기자] 2040년에는 전기차가 신차 판매의 1/3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기차가 휘발유와 경유 차량에 맞먹는 하나의 선택지로 발돋움하는 셈이다.

더불어 2020년대에는 배터리 가격 하락과 절세 혜택 등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기차가 기존 연료 차량보다 더 경제적인 차량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의 연료가 석유에서 전기로 바뀌는 것은 단순히 주변 대기환경이 좀 더 좋아지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 석유회사와 석유 생산국에 지각변동 급의 파장이 예상되는 일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 생각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미 테슬라 '모델3'가 방아쇠를 당겨놨다.

◆ "주유소보다 싼 전기충전소"

<사진=블룸버그>

전기차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전기차 전체를 통칭하는 EV, 전체 동력를 전지에 의존하는 BEV, 기존 연료와 전지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HEV, 일반 가정용 콘센트로 전지를 충전하며 예비 동력으로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PHEV, 연료전지차 FCV, 무공해차랑 ZEV까지.

이같은 구분은 배터리 및 사용동력의 종류로 나눈 것이다. 전지는 전기차를 구성하는 핵심 부분이며, 전지의 수명과 비용이 전기차의 연비를 좌우한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에 쓰이는 전지 가격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앞으로 10년 후인 2025년에는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 유지 비용이 휘발유나 경유 차량의 유지 비용보다 낮아진다.

이 같은 예상이 가능한 것은 개발자들이 지금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전지 가격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5% 떨어져 kWh(키로와트시간)당 350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연구를 이끈 콜린 맥캐래처는 "우리는 EV 전지 가격이 2030년까지 kWh 당 120달러 선 밑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BNEF의 계산에 따르면 내연 엔진을 장착한 기존연료 차량의 연비가 매년 3.5% 좋아진다고 해도, 2020년대 중반에는 BEV의 유지비용이 그보다 더 저렴해진다. 60kWh 배터리를 장착한 BEV가 재충전 없이 200마일(약 322km)을 달릴 수 있게 된다. 이 긴 주행거리 + 중저가 BEV의 1세대가 테슬라 모델3다.

◆ 전기차가 1/3 되면... 석유 ↓ 전기 ↑

전기차 유지비용이 떨어지면서 2040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신규 승용차 판매량의 35%에 해당하는 4100만대로 늘어난다. 새로 팔리는 차량 3대 중 1대가 전기차가 되고,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4대 중 1대가 전기차가 된다는 얘기다. 또한 이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의 9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5년 전기차 판매량은 46만2000대로, 직전년인 2014년보다 60% 늘어났다.

신차판매 중 전기차 비율 전망치 <자료=블룸버그>

이 예고된 변화는 자동차 시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 에너지 산업 구도의 재편을 요구한다. 자동차 연료가 바뀜에 따라 2040년에는 원유 수요가 하루 1300만배럴 줄어들고 대신 전력 소비량이 연간 2700TWh(테라와트시간) 늘어날 것이라고 BNEF는 제시했다. 참고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추산한 2016년 기준 전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9560만배럴이며, 2012년 기준 전세계 연간 전력 소비량이 2만900TWh다. 한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500TWh다.

저유가가 전기차 대중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미룰 수는 있어도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공동 연구자인 살림 몰시는 "우리 연구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하고, 2040년에는 70달러 선으로 올라가는 상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유가가 20달러 밑으로 유지된다면 전기차의 대량 도입이 2020년대에서 2030년대 초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전기차 시장은 신기술에 집착하는 "얼리어답터"들과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약 130만대 규모로, 직전년보다 크게 팽창했지만 여전히 신차 판매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잘 팔린 BEV는 닛산 리프, PHEV는 쉐보레 볼트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예약주문이 시작된 테슬라 모델3가 36시간만에 닛산 리프의 6년 누적 판매량을 뛰어넘는 기록을 세운다.

◆ 테슬라 '모델3' 예약 32만대가 시사하는 것은

지난 2010년 12월 PHEV 셰보레 볼트와 BEV 닛산 리프가 공개됐을 때, 전기차의 미래 전망은 휘발유 가격과 함께 동반 상승하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5년까지 전기차를 100만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면서 전기차 제조 공장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감행했다.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인센티브 혜택도 주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5년 후, 현실은 목표한 것보다 지지부진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제외하고 정통 미래형 전기차라고 볼 수 있는 PHEV와 BEV의 미국 내 판매량은 지금까지 41만5000대 수준으로, 전체 신차 판매의 1% 남짓에 불과하다. 기존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그보다는 상황이 더 나았다. 

최근 2년간 저유가가 심화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판매는 붐을 맞고,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량은 크게 꺾이고 만다. 아직 대부분의 차량 구입자들에게 전기차는 현재 당장 쓸 수 있는 차량으로 인식되지 못했단 것이 판매량을 통해 드러나고 있었다.

가솔린 가격(점선)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량(붉은 선) PHEV 판매량 (초록 선) BEV 판매량 (보라 선) <자료=미국 에너지정보청(EIA)>

그러나 테슬라 모델3가 예약주문이 일주일만에 32만5000대를 기록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변곡점'에 왔다는 기대가 일고있다. 1회 충전으로 215마일(346km)을 달릴 수 있는 긴 주행거리와, 3만5000달러(약 4000만원)이라는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전기차를 미래차가 아닌 현실의 차량으로 인식시키는 유효 타점(sweet spot)이 됐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지속가능한 이동수단으로의 세계적 전환을 앞당긴다(accelerating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transportation)"는 사훈을 내걸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나온 고가의 '모델X'와 '모델S'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개발비를 모으기 위한 것이었단 말까지 했다. 전기차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머스크 CEO의 꿈은 열광적인 예약주문량으로 어느정도 화답을 받았다. 앞으로 변화는 테슬라의 생산능력에 달렸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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