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지키려는 자. 빼앗으려는 자. 투자은행(IB) 부문을 둘러싼 국내 증권업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업계 선두를 두고 대형사간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IB부문 1위인 NH투자증권과 올해 IB그룹 통합을 계기로 추격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대결이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른 상황이다.
올해 두 회사의 수익 목표치는 각각 2000억원 안팎이다. 지난해 2046억원을 달성했던 NH증권은 전년을 기준으로 뛰겠다는 '겸손한' 목표를 둔 반면 한투증권은 전년보다 50% 이상 높여잡으며 '야심'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1라운드'(1분기)를 마친 성적은 NH투자증권이 다소 앞서지만 한국투자증권 성장세가 무섭게 이어지면서 남은 라운드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대우와 통합KB증권의 공식 출범 전까지 수익구조를 다양화시켜 주무기로 삼으려는 기존 강자들의 치열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동안 약 600억원 가량의 순영업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 542억원 대비 1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엔지니어링과 BNK금융지주 등 유상증자를 비롯해 회사채 시장에서도 2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고른 수익을 달성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목표치는 가볍게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IPO 시장에서도 해태제과, CJ헬스케어, 넷마블 등 굵직한 기업들의 주관사를 맡으면서 IB 강자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모바일게임 1위 업체인 넷마블의 경우 상장 후 시가총액 1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관사 선정을 둘러싸고 증권사들간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했던 인수금융에서는 올해 들어 아직까지 성과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동기간 530억원 규모의 수익을 기록하며 NH투자증권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45% 가량 늘어난 성과다.
지난 1월 카카오의 로엔 인수 자금조달의 주선사로 선정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IPO 시장에서도 넷마블, 두산밥캣 등 대어들을 잇따라 낚아채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대한토지신탁 IPO 주관도 따내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의 강점을 상장으로 연계시켰다는 평가다.
그외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LS전선 베트남 현지법인 LS전선아시아 상장 주관사로도 이름을 올려 베트남 등 해외 무대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국내 상장에서도 활약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IB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금융본부, 부동산PF본부, 퇴직연금본부를 IB그룹으로 한 데 통합한 것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한투가 전년에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 성과들을 보면 대형 딜에서 경쟁력을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며 "미래에셋대우와 통합KB증권이 정식 출범하기 전 NH증권과 한투증권 등 기존 강자들이 선두권을 굳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