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시작된 1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은평구 구산동 제3투표소 서부재활체육센터 1층 로비(은평을)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화창한 날씨를 맞아 투표소를 찾은 사람들의 옷차림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모자를 푹 눌러쓴 시민들도 있었다.
13일 구산동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들. <사진=김성수기자> |
10평 남짓한 좁은 투표소에는 20~80대에 이르는 다양한 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시민들 대다수가 이번 선거에서 공통적으로 꼽은 문제는 "야당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모(80세) 씨는 "당이 21개나 될 줄은 몰랐는데 투표하면서 정말 놀랐다"며 "나는 7번 후보를 찍었는데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서 일을 잘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 임기가 이제 2년 남았는데 흠집을 내서 뭐하겠나"라며 "정부를 도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모(30세) 씨는 "야당이 너무 많아 하나로 결집되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다"며 "국정수행 능력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할 때 가리개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이전에는 가리개 안에서 투표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가리개가 없어 사뭇 느낌이 달랐다는 평가다.
한 투표 사무원은 "내가 투표했던 역촌동 사무소에는 가리개가 있었고 투표할 때도 지장을 찍었는데 여기(서부재활체육센터 투표소)에는 둘다 없더라"며 "투표 장소마다 가리개가 있고 없고가 다른 것도 의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고 보니 가리개 설치는 필수가 아니라 시민들이 요청했을 경우에 설치할 수 있는 거였다"며 "투표하시는 분들 중에 가리개가 왜 없냐고, 성의가 없다고 말씀하신 분은 있었는데 따로 요청하신 분은 아직 없었다"고 설명했다.
펨코리아라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가리개가 없어서 비밀투표가 보장되는지에 대한 의구심까지 들었다"는 네티즌의 의견도 올라왔다.
이날 처음 투표를 했다는 김모(20세) 씨는 "첫 투표라서 잘 모르고 했다"며 "특별히 선호하는 후보는 없었지만 어쨌든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후 12시30분 현재 구산동 제3투표소는 1100명이 투표해 27%의 투표율을 보이는 중이다. 같은 시각 전국 투표율은 전년보다 소폭 낮은 21%를 기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