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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유리 기자] 숙박 O2O(온·오프라인 연결) 업계 1위 야놀자의 실적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을 2배 가까이 늘리고도 영업손실을 내며 실속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오프라인 사업에 투자하며 수익 구조를 다각화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지만 O2O업계 거품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놀자뿐 아니라 O2O 대표 스타트업들이 지난해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는 지난해 298억원(별도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과 비교해 72% 성장한 규모다.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7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2005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76억원으로 집계됐다.
<CI=야놀자 제공> |
회사 측은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하면서 투자가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숙박업소에 비품, 리모델링 컨설팅 등을 제공하며 숙박 프랜차이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한 사업 모델은 한계가 있어 오프라인 쪽으로 매출 구조를 다각화시켰다"며 "지난해 숙박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O2O 업계의 거품 붕괴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놀자뿐 아니라 O2O 스타트업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수익성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과 비교해 66%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카셰어링 스타트업 쏘카는 영업손실이 14억원에서 59억원으로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은 2~3배 늘었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O2O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투자가 몰리기도 했지만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진입 장벽이 낮은 온라인 시장에 유사한 서비스들이 쏟아지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탄탄한 수익 모델을 가진 기업만 살아남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O2O 시장을 둘러싼 지난친 1등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 경쟁을 벌이면서 비용 출혈을 피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광고선전 비용으로 110억원를 지출했다. 2014년 12억원 규모에서 10배 가까이 늘었다. 판매관리비에서 차지하는 광고선전비 비중은 9%에서 42%로 늘었다.
우아한형제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전년보다 3배 가량 증가한 151억원을 판매촉진비로 썼다. 할인쿠폰과 프로모션 등 판매촉진비 지출이 늘면서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O2O 서비스는 플랫폼에 이용자를 많이 모아야 제휴업체가 늘어나고 서비스의 고도화가 가능하다"며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이 생존을 가르기 때문에 무리하게 광고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