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아마존이 그동안 연 단위로만 가능하던 프라임 회원 가입을 월 단위로도 받기로 했다. 프라임 회원 패키지에 묶어 운영하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별도 가입을 허용해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저녁 웹사이트를 통해 월 10.99달러에 프라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라임 서비스에는 음악·비디오 스트리밍과 무료 2일 배송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연 99달러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월간 단위로 프라임 회원을 받기로 하면서 단기로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잠재 회원들에게 진입 장벽은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아마존 프라임 패키지<사진=아마존닷컴> |
◆ 회원 가입 부담 낮춰…쇼핑 시즌 매출 증가 노린다
월간 프라임 멤버십 도입으로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나 연말, 연초 등 대대적인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쇼핑 시즌만을 노린 고객들을 추가 프라임 회원으로 확보해 매출로 연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마존 대변인은 새로운 월간 회원제가 연휴 쇼핑 시즌에 쇼핑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이 월간 단위로 프라임 회원 유치에 나서면서 단기 단위 가입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에 새로 소개된 멤버십 플랜으로 소비자들의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월 단위로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하는 회원이 1년간 계속해서 멤버십을 연장할 경우 1년 치를 한꺼번에 결제하는 회원보다 연 32.88달러를 더 내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 수를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업계에선 약 4000만~6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라임 서비스는 아마존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업계에선 프라임 회원들이 일반 회원들보다 아마존에서 2배 이상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넷플릭스와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 본격화
18일 주요 외신들은 아마존이 2011년 론칭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존 프라임 서비스에서 별도로 분리하면서 전 세계 7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넷플릭스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 가입비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월 8.99달러, 넷플릭스가 7.99~11.99달러다.
웨드부시 증권의 마이클 패처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제프 베조스는 분명히 넷플릭스와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며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아마존은 한 달에 약간의 추가 비용으로 전체 프라임 서비스를 제공해 마케팅 상에서의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콘텐츠 측면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와 같은 인기 시리즈물을 보유한 넷플릭스는 넘어뜨리기 어려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좋은 자체 제작 시리즈물을 가진 스트리밍 업체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29%는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아마존 인스턴트는 5%에 그쳤다.
이에 맞서 아마존은 꾸준히 콘텐츠 강화에 힘써왔다. 지난해 자체 제작 드라마인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는 골든글러브상을 받았고 올해는 우디 앨런 감독의 첫 TV 시리즈물과 '높은 성의 사나이(The Man in the High Castle)'의 새 시즌을 방영할 예정이다.
웨드부시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에만 3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비디오 스트리밍 콘텐츠에 투자했다. 넷플릭스의 투자액은 40억 달러에 달한다.
고객 충성도 역시 넷플릭스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시장조사업체 파크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 가입자의 9%만이 회원 가입을 해지했으며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 구독 해지율은 19%였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변하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계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HBO와 CBS는 이미 독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케이블 TV 업체인 컴캐스트와 디시네트워크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스트리밍 패키지를 내놨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