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3' 예약 주문이 돌풍을 일으키며 전기차시대가 한 발짝 다가오면서, 삼성·LG 등 전기전자·반도체 업체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삼성SDI와 LG화학을 통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각각 삼성전자와 LG전자 내 전장(전자장비)사업팀과 VC사업본부에서 반도체·센서 등 핵심부품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모터스> |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반도체·부품(DS)부문 직속으로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이후 사실상 삼성전자 내에 전기차 관련 조직을 하나로 통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계열사간 협력을 강화해 전장부품 전 범위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선 업종간 벽을 허물고 새로운 형태의 융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은 단기간 내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간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차 뿐 아니라 전기차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삼성 전장사업팀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 있지만 인포테인먼트와 다양한 스마트카 부품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성을 검토 중이며, 차량용 CMOS 이미지센서(CIS), 차량용 반도체, 카메라센서 개발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기차는 삼성SDI에서 자동차용 배터리가 중심이 되고 있고, 삼성전자 전장사업이 특별히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전자에서 전기차도 관심 있는 사업 중 하나로 일부 반도체 같은 경우 공급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삼성SDI는 대표적인 전장부품 중 하나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향후 5년간 총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에는 세계 탑(Top)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다. 삼성전기에선 자동차용 부품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ISM)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가 BMW 등 프리미엄 카메이커들과 상당한 수준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점 등에 비춰 계열사와의 시너지는 삼성전자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뿐 아니라 모든 차종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 2013년 7월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일찌감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VC사업본부는 ▲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 산하 Car 사업부 ▲ 전기차용 모터, 인버터, 컴프레서 등을 개발하는 CEO 직속 EC(Energy Components) 사업부 등을 통합해 설립한 조직이다.
이후 LG전자는 GM(General Motors)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Chevrolet Bolt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돼 핵심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공급하는 부품은 구동 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등 전기차 솔루션과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핵심부품 11종에 달한다.
LG 관계자는 "LG화학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LG전자에선 배터리 센서를 공급한다"면서 "전기차 사업은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중국 남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하고 올해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한국 오창-미국 홀랜드-중국 남경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남경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GWh. LG화학은 향후 1GWh를 추가 증설하고 장기적으로 중국 내 전기차배터리 시장 30%를 점유한다는 목표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전기차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전기차 관련된 배터리, 모터 등 후방산업들의 시장 파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테슬라 효과로 GM, 폭스바겐, BMW 등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시장도 키울 것이고, 전기차 후방산업도 그에 따라 급속히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