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테슬라에서 만든 전기자동차가 세간의 기대와는 달리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테슬라가 발표한 모델 3 등 전기차가 '친환경' 이미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차량의 동력인 전기를 얻기 위해서는 정작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
지난 2014년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는 석탄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충전해서 달릴 경우 휘발유차보다 환경오염을 3배 더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차 충전용 전력이 풍력이나 태양열, 천연가스 등으로 만들어질 경우에는 전기차가 환경오염을 덜 유발했다.
◆ "전기차 보급 따라 환경오염 유발 증가"
전미경제연구소도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운행에 따른 환경영향을 분석한 결과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동부지역에서 전기차가 훨씬 더 많은 양의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기차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축되는 정도 역시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 S'는 15만킬로미터(km) 이상을 주행하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약 13톤 배출하는데, 해당 차량의 배터리 생산에만 이산화탄소가 14톤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젤연료로 움직이는 아우디 A7 스포트백과 비교할 경우, 테슬라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2톤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유럽연합(EU) 배출권 거래 시스템에서 이산화탄소를 1.2톤 줄이는 데 단돈 5파운드(약 8135원)가 드는 것과 비교하면 감축 규모가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덴마크 국립환경연구소의 비요른 롬보르 통계학자는 인베스터스 비지니스 데일리(IBD)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증가로 인한 환경오염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휘발유로 주행하는 차가 2020년까지 10% 증가한다면 대기 오염에 따른 사망자는 870명 발생할 것이며, 전기차가 2020년까지 똑같은 비율로 증가하면 한 해 사망자 수는 1617명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테슬라 '모델 S', 싱가포르서 환경부담금 내야
최근에는 테슬라 '모델 S'가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친환경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액의 환경부담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싱가포르 환경 당국은 자국민이 홍콩에서 약 40만달러(약 4억8196만원)를 주고 구입한 모델 S의 탄소배출량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기준치 이상의 전력을 사용해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현지에서는 테슬라 모델 S가 완전 충전시 270마일(430km)를 주행, 킬로미터 당 약 210와트(w)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신고했지만 테스트 결과 킬로미터 당 444w의 전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감세 조건을 위배했다는 진단이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근거로 싱가포르 당국은 테슬라 모델 S가 감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감세액에 해당하는 벌금 약 1만1000달러(약 1325만원)를 부과했다. 다만 내연기관을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에서 배출가스를 어떤 방식으로 측정했고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판단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테슬라 '모델 S'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
중국 상하이에서는 전기차 사용이 증가하면서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휘발유로 주행하는 차보다 세 배나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유명 벤처 투자가 비노드 코슬라도 "전기차는 (역설적으로) 석탄을 연료로 해서 만들어진 자동차"라고 말했다.
IBD는 "전기차를 사는 사람들은 교통 체증에 시달리고 있는 친구나 이웃에게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알려줄 만한 신호를 원했던 것 뿐"이라며 "이들이 정말 지구를 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