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2500억원 규모의 교보생명 차세대 금융 시스템 구축 사업이 법적 소송으로 번질 모양새다. 교보생명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SK주식회사 C&C에 결렬을 통보했지만, 결렬 이유를 두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평행선을 달리면서다.
20일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날 오후 SK주식회사 C&C에 협상 결렬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우선협상자 협상 결렬에 따라 차순위협상자인 LG CNS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이 SK주식회사 C&C에 등을 돌린 이유는 기술력이다. 기술 시연이나 인력 충원 등 교보생명이 요구한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500억원이 투입되고 십수년을 써야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높은 품질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입찰 당시 SK가 제안한 것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지 평가했을 때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CI=SK주식회사 C&C, LG CNS> |
교보생명은 지난해 11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2500억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SK주식회사 C&C와 LG CNS가 수주 경쟁에 나섰다. 이후 지난달 SK주식회사 C&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SK주식회사 C&C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이 주장한 기술 시연 자체가 없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기술력보다는 우선협상 과정에서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가 교체되는 등 평가 방식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보전과 계약 체결 금지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SK주식회사 C&C 관계자는 "수주업체의 갑질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가처분 소송을 검토하게 됐다"며 "이르면 이번주에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주식회사 C&C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교보생명과 LG CNS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LG CNS 관계자는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면서 교보생명과 협상을 진행하겠다"면서 "다만 우선협상은 완결된 계약이 아니고 언제라도 결렬될 수 있는 만큼 법적 소송이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