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오마하의 현인으로 통하는 워렌 버핏이 ‘이름값’을 했다.
연초 이후 시장을 크게 앞지르는 수익률을 창출, 투자 세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명칭에 걸맞는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A주와 B주가 11% 가까이 급등해 S&P500 지수 상승률인 2%에 비해 5배를 웃도는 아웃퍼폼을 연출했다.
워렌 버핏 <출처=AP/뉴시스> |
버크셔가 매입한 개별 종목도 적중했다. 특히 크래프트 하인즈와 IBM, 코카콜라 등이 연초 이후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웰스 파고를 포함한 은행주가 시들한 상황이지만 전체 포트폴리오는 뉴욕증시 전반의 수익률을 보기 좋게 눌렀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오마하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또 한 차례 ‘축제’가 벌어질 전망이다. 버핏의 주총 행사는 투자자들 사이에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세계적인 록음악 축제’)로 불린다.
해마다 주총 행사장에 몰려드는 수만 명의 투자자들이 이번에도 노장 버핏으로부터 ‘한 말씀’을 듣기 위해 혈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주총은 사상 처음으로 포털 사이트 야후 파이낸스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어서 월가의 관심이 더욱 높은 상황이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번 주총에서는 이와 관련한 사안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버핏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버크셔의 2인자인 찰리 멍거는 버핏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파에 치우친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팬’을 자처하고 나선 일은 없었다.
이번 주말 열리는 주총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추가 기업 인수합병(M&A) 계획에 집중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철도업체 벌링턴 노던 산타페에 이어 지난 수년간 굵직한 M&A를 연이어 터뜨린 버핏의 차기 행보는 투자자들 사이에 커다란 관심사다.
항공기 부품 업체 프리시전 캐스트파츠의 372억달러 인수는 버크셔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됐다. 하지만 버핏은 이를 넘어서는 대어급 기업 인수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버핏의 후계자 문제에 대한 질의는 이번 주총에서도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85세인 버핏은 여전히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92세의 멍거가 물망에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분명할 뿐이다.
지난해 멍거는 벼크셔 해서웨이 재보험 사장인 아짓 제인과 유틸리티를 이끄는 그렉 아벨이 출중한 인물이라고 평가, 투자자들 사이에 이들이 버핏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 기업 경영에 전문성을 지닌 동시에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테드 웨슐러와 토드 콤스 역시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