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애플의 분기 매출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아이폰 판매량 둔화가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인도 등 신흥국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애플은 26일(현지시간) 2016회계연도 2분기(1~3월) 매출이 50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도 1.90달러로 시장 전망치 2.00달러를 밑돌았다.
부진한 2분기 실적의 주요 원인은 애플의 매출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의 부진에 있었다.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5119만 대로 1년 전보다 16% 감소했다.
애플은 3분기(4~5월) 매출액이 410억~430억 달러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금융시장 전망치 496억 달러에 못 미친다.
애플 아이폰 <사진=블룸버그> |
◆ "인도 등 신흥국서 성장 기대"
아이폰 판매 감소에 대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거시경제 환경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시간은 지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쟁업체로부터 애플의 아이폰으로 넘어오는 고객 수는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의 매출은 전 세계 각 지역에서 둔화했다. 미 대륙의 매출액은 1년 전 213억1600만 달러에서 190억9600만 달러로 줄었고, 유럽에서도 122억400만 달러에서 115억3500만 달러로 감소했다.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대중화권에서의 매출 역시 168억2300만 달러에서 124억8600만 달러로 낮아졌다.
루카 매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화권 매출 감소에 대해 "1년 전 우리는 중국에서 81%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쿡 CEO는 중화권 매출 감소가 주로 미 달러화와 페그제로 연결된 홍콩달러를 쓰는 홍콩에서 일어났다며 중국 본토만을 감안하면 상황은 훨씬 좋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신흥국에서의 매출 성장세를 낙관했다. 쿡 CEO는 "성장 여력이 특히 신흥국에 있다"며 인도에서 2분기 56%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쿡 CEO는 인도에서 LTE 서비스가 이제 막 시작했다는 점이 성장 가능성을 키운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애플뮤직과 애플페이 등 다른 부문의 성장세를 이번 분기 실적에서 내세웠다. 쿡 CEO는 애플뮤직이 1300만 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유치했으며 애플페이 사용자 수가 한 주에 100만 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애플은 탄탄한 애플 생태계를 기반으로 59억9000만 달러에 달하는 서비스 부문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매스트리 CFO는 앱스토어 매출이 35% 증가했다고 말했다.
◆ 다른 제품 판매도 부진, 자사주 매입 확대
애플의 다른 하드웨어 제품 판매량 역시 부진했다.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2분기 중 아이패드는 1년 전보다 19% 감소한 1025만 대 팔렸다.
개인용PC인 맥(Mac)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약 12% 줄어든 403만 대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인 하드웨어 부문은 애플워치를 포함한 기타 제품이었다. 이 부문의 매출액은 21억89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0% 증가했다. 다만 1분기에 비해선 50% 감소했다.
쿡 CEO는 "애플워치의 첫 1년 판매량은 아이폰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1400억 달러보다 많은 175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까지 애플은 163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애플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 38분 현재 7.79% 하락한 96.22달러를 기록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