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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최주은 기자] 삼성물산의 주택사업부문 인수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범현대 재벌가 KCC가 사실 건축사업부문 인수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KCC는 주택과 건축부문을 합친 ‘패키지 딜’을 원했지만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부문만 매각 대상에 올리자 인수작업이 백지화됐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물산은 주택사업부를 매각하려는 의지가 여전히 강해 협상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은 건축사업부와 주택사업부를 KCC에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부만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자 KCC가 협상에서 발을 뺐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KCC가 삼성물산의 건축과 주택사업부를 모두 가져가는 조건으로 인수 협상을 벌였으나 삼성물산이 건축부문을 제외키로 해 협상이 무산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입장에선 그룹 공사 및 해외 건축공사를 수행하기 위해선 건축사업부 활용도가 아직 많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아랍에미리트연방(UAE) 두바이 ‘부르즈칼리파(162층·828m)’,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트윈타워(88층·452m)’ 등의 세계 초고층 빌딩을 다수 건설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노하우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택사업부는 상황이 다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수익적 측면에서도 기여가 크지 않다. 대규모 인력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영업이익률은 대형사 중 가장 낮다. 주택 입주자들이 끊이지 않고 제기하는 민원도 고민거리다.
이렇다 보니 KCC 입장에서도 주택사업부보단 건축사업부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아파트를 짓는 기술력에는 대형사와 중견사 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택 공사는 건설분야 중 고급기술로 평가되지 않아서다. KCC로선 얻을 게 크지 않은 셈이다. 계열사 KCC건설도 '스위첸' 브랜드를 내세워 활발하게 주택사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최대 매력은 ‘래미안’ 브랜드 가치다. 하지만 KCC에 인수된 이후 브랜드가 바뀌면 기존 가치를 이어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KCC와 삼성물산간 협상은 잠정 보류됐으나 아직 ‘딜’ 성사여부는 진행 중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부 매각에 대한 의지가 강해서다. 주택사업 시공 수주는 ‘제로’에 가깝다. 삼성물산은 대형사 중 유일하게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에도 관심이 없다. 수주잔고가 많아 신규수주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주택사업 매각을 고려한 사업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KCC는 삼섬물산의 지분 8.87%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간 사업부분 결합이 계속 논의될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기는 대신 건축 및 주택사업부 인수하는 등의 방식이다. 삼성물산 보유 지분을 볼 때 KCC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2대 주주다. 삼성물산에 대한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삼성물산의 주택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향후 사업부문별 거래가 재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과 KCC측은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양도하거나 단순한 기업 매각·인수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