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경쟁사였던 코오롱플라스틱과 독일 종합화학회사 바스프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
코오롱플라스틱은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바스프와 합자회사(JV)를 체결하고 지난해 말 50대 50 지분 구조로 합작사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을 설립했다. 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코오롱플라스틱에 바스프가 먼저 JV를 제의했다는 후문이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은 27일 경북 김천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옥시메틸렌(POM) 생산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번 공장에는 총 2500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2018년 하반기부터 연산 7만톤의 POM이 생산될 예정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합작사인 코오롱바스프이노폼에 1000만달러(115억원) 규모의 POM 제조 프로세스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POM은 자동차와 전기전자, 산업기기 등에 주로 사용되는데, 차량 안전벨트와 연료 펌프, 도어 잠금장치 등에 쓰인다. 세계수요의 42%가 자동차의 부품소재로 쓰이고 있다.
POM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해마다 5%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전체 수요가 110만톤에 달하고 있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은 상업생산이 시작되는 2018년부터 향후 10년 동안 약 1조40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좌)임재영 한국바스프 대표,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우) |
김천공장에서 생산되는 POM물량에 대해선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가 50대 50으로 나눠 각자 세계시장에 판매하게 된다.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 대표는 착공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이다 보니 판매는 독자적으로 하게 된다"며"서로 공존하는 범위 내에서 물량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김천공장에선 직간접적으로 약 15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장 대표는 "화학공장에서 이 정도 인력 규모는 굉장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바스프는 2018년 하반기 김천 POM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독일에 있는 노후화된 POM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김천공장이 바스프의 유일한 POM생산공장이 된다.
임재영 한국바스프 대표는 이와 관련 "김천공장이 세계시장에 판매하는 POM 유일한 공급처가 될 예정"이라며 "품질 뿐 아니라 원가경쟁력 면에서도 김천공장이 적합하다고 판단돼 경쟁력 있는 품질과 가격으로 세계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POM은 높은 압력과 고온 등 생산 공정이 까다로워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미국 셀라니스, 독일바스프, 미국 듀폰, 일본 미쓰비시 등 소수 기업들만이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장 대표는 향후 나타날 중국 기업의 위협에 대해 "현재 중국에는 동종 회사가 1~2개 밖에 없어 코오롱과 바스프 합작사가 시너지를 내면 중국 어느 기업이 POM을 만들더라도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