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최근 2주간 미국 첨단기술(IT) 기업들은 글로벌 대형업체부터 소규모 벤처기업까지 줄줄이 실망스러운 성적을 발표했는데, 이런 실적 부진의 배경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자 주간지 배런스 최신호는 미국 IT기업들의 분기실적 보고서를 검토해본 결과, 사업환경이 클라우드컴퓨팅 때문에 크게 변했다는 증거를 찾았다며, 반대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는 깜짝 실적증대를 맞았다고 전했다.
아마존 1분기 매출이 28% 상승한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성장 덕이라고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애저' 역시 수혜를 봤지만, 정작 본사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변화에 적극적이지 못해 총 실적이 하락했다는 비난에 직면해있다.
<사진=블룸버그> |
◆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 B2B 업체에 치명적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은 IT 기기와 소프트웨어 매출을 저하시킨다. 특히 B2B(기업간) 판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클라우드 제공업체는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장비를 구입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대여할 수 있도록 해, 기업의 선행투자 예산을 아낄 수 있게 만든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반드시 이용하는 추세로 가고있고, 이 같은 가속화는 막을 수 없는 추세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배런스는 지난 1분기 IT기업 실적 보고서를 종합해봤을 때 기업 대상 판매에 주력해왔던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실적 악화를 겪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기존 IT 매장(판매채널)과 공장(제조업)을 대체할 수 있으며, 이 시나리오는 기존의 기술 공급 업체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되면 단순 서버, 네트워크 스위치, 디스크 드라이버 등의 장비 구입에 쓰는 돈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각 기업이 구입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양이 줄어들면 구글과 아마존 등 대규모 클라우드 제공자들은 독점적 장비 구매자로서 몸집을 불리게 되고, 이렇게 되면 소규모 판매업체들의 가격과 영업이익은 하방 압력에 노출될 것이란 설명이다.
◆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확산의 '수혜'와 '피해' 사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에 이어 업계 2위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마이크로포스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는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20% 성장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총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하며 월가를 실망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신흥시장의 경기가 나빠진 것을 원인으로 언급했지만, 전문 투자자의 생각은 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들에 소프트웨어의 카피본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의 거래 수익에 매출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점점 규모가 줄어드는 중인 낡은 B2B 판매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 날 7%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