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올해 초 경제제재를 해제한 이란을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방문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수출길을 빠르게 모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경제제재 이전 수준인 6만대를 올해 판매하겠다는 목표지만, 이를 달성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이란 수출 확대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경제제재 해제 후 지난 3월 반제품(CKD) 수출을 재개한 기아차에 이어 현대차도 수출 재개를 검토 중이다.
기아차는 1993년부터 자동차 반제품을 이란에 수출하고 이를 현지 업체인 사이파가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판매해왔다. 사이파는 이란의 국영 자동차 업체다. 하지만 2012년 이란 경제제재로 수출이 중단, 수출길이 끊어지게 됐다.
현대차도 경제제재 전인 2011년까지 연간 2만대의 차량을 이란에 수출했으나 2012년과 2013년에는 단 한대로 수출하지 못하게 됐다. 현대차의 이란 수출 규모는 2009년 2만500여대, 2010년 2만3000여대, 2011년 1만4000여대 정도다.
2010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양사 합쳐서 4만9734대를 수출했으나 이듬해 3만6321대로 쪼그라들었다. 주요 수출 차종으로는 현대차가 쏘나타, 싼타페, 투싼 등이다. 기아차는 포르테를 비롯해 쏘렌토, 옵티마, 스포티지 등을 수출해왔다.
박 대통령은 2일 이란을 방문, 정상 회담을 갖고, 경제분야 59건 포함 총 66개 MOU 체결과 총 371억달러(42조원) 규모 30개 프로젝트 참여 추진 등 성과를 얻었다. 다만, 이번 성과에 현대·기아차 수출 관련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이란 현지 업체와 제휴 등을 통해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G90(국내명 EQ900)와 올뉴 K7 등 고수익 차량 수출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란이 산유국인 만큼, 대형차 수요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G90은 하반기 중동 수출이 예정돼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동 최대 국가인 이란의 인구가 8000만명으로, 최대 수출 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존 차량 외에도 대(大) 배기량 차종 등 이란 수출 전략 및 구체적인 방법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란 경제제재 해제가 현대·기아차 수출의 청신호지만, 수출 안정화가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기적으로도 1분기가 지난 탓에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이란 수출을 위해 현지 생산 업체 등과 조율하기 위한 시간 및 절차 등 안정화부터 해야할 것”이라며 “이란이 르노닛산,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도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만큼, 예단하긴 이른 면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앞서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이 주재한 ‘이란 진출기업 간담회’에서 “올해 이란 시장에 총 6만대의 완성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