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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한화면세점, 명품 유치 어려운 세가지 이유

기사등록 : 2016-05-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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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신라 루이비통 유치로 추가 출점 어려움 등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3일 오후 5시 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함지현 기자] 두산, 한화 등 신규 면세점의 세계 3대 명품 브랜드 유치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 명품'은 면세점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면세점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점. 모든 면세점이 명품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하지만 HDC신라가 루이비통을 유치하면서 추가 출점이 제한될 가능성 높아진데다, 롯데와 SK 등 기존 사업자가 다시 면세점을 운영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이 두산, 한화 등 신규면세점의 명품 유치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안그래도 까다롭던 명품의 콧대가 더 높아졌다는 점도 두산, 한화 등의 신규면세점을 더욱 울상짓게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희석 SM면세점 회장, 성영목 신세계DF 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HDC신라 루이비통 유치…추가 출점 제한 가능성↑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최근 HDC신라면세점 입점을 확정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에 입점이 확정된 것은 LVMH가 보유한 루이비통, 디올, 불가리 등 20여개 브랜드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해당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따라 두산, 한화 등 그동안 '빅3' 명품 유치에 열을 올렸던 업체들의 경우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급 명품 브랜드들은 매출의 규모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탓에 매장 수에 제한을 두기 때문이다.

즉 루이비통 측에서 잠정적으로 정해 놓은 서울 시내 면세점 출점 매장 수가 한 자리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추가로 자리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며 있더라도 여러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얻어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 중 한 곳이 빅3 명품을 유치하면 나머지 브랜드들은 이전보다 상황이 녹록치 않아진다"고 귀띔했다.

◆ 기존사업자 재특허 가능성…명품 브랜드의 모험 제한

롯데나 SK 등 기존사업자가 다시 면세점을 운영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도 신규사업자의 명품 유치가 어려워진 배경이다.

명품 입장에서는 이미 20년 이상 함께 사업을 진행해 온 검증된 파트너인데다 안정적인 매출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워커힐면세점은 오는 1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6월말까지만 영업을 하고 당분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특허신청 공고와 특허심사 기간을 거치면 올해 말이 돼야 새로운 사업자가 선정된다.

그렇다고 해도 명품브랜드가 신규면세점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존면세점과 신규면세점의 매출액 규모만 살펴봐도 많게는 약 10배까지 차이가 나는데다, 기존사업자가 재특허를 따낼 경우 공백기간도 6개월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 심화로 인해 신규면세점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명품이 입점을 꺼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 사업자가 인수·합병되거나 시장에서 도태되는 사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는 만큼 명품 브랜드가 이런 위험을 감수할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신규면세점 입장에서는 명품을 품어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명품 입장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규면세점에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 콧대 높아진 명품…신규업체는 '울상'

명품을 모시고자 하는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결정권을 가진 명품의 콧대가 날로 높아져만 가는 것도 신규면세점에겐 부담이다.

이른바 3대 명품들은 매장을 내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탁 트인 시야를 위해 최소 3.5m 이상의 층고가 필수이며 바닥재와 천장마감도 자신들의 스타일로 해주길 요구한다. 계약 조건마다 다르지만 이같은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평당 최소 몇천만원의 비용이 든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또 명확한 재고 관리를 위해 면세점 매장 내에 보세창고를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 임대 후 수수료를 받는 형태인 백화점과 달리 면세점은 상품을 직매입해 재고를 넘겨받기 때문에 재고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만약 재고가 다른 경로로 시장에 풀릴 경우 자사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이 간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재고가 발생할 경우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완전히 소멸할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기도 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 각 사의 경쟁까지 더해지자 명품 브랜드의 몸값은 더욱 치솟는 모양새다. 이전에는 인테리어 비용을 일정 부분만 부담했지만 최근에는 모든 비용을 면세점에서 비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간 경쟁으로 인해 명품들 몸값이 올라가서 유치가 어렵게 됐다"며 "명품을 들여오기 위해 면세점 업체들이 '을'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명품 유치와 관련해 두산면세점은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고, 한화도 "명품 유치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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