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아시아와 미주지역을 잇는 파나마운하가 내달 말 완공된다.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초대형 선박 투입이 가능해지면서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로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파나마 정부는 오는 6월 26일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식을 갖는다. 주요 글로벌 선사들은 개통식 다음날인 27일부터 파나마운하 통항을 준비하고 있다.
파나마운하 통과 가능규모는 포스트 파나막스급(폭 49m, 길이 366m)으로 투입 가능한 컨테이너선 크기는 기존 5000TEU급에서 3배 많은 1만3500TEU급으로 확대된다.
문제는 초대형선박 공급량 증가로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존엔 5000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가 최대 적재량이었다면 앞으로는 한 번에 최대 1만3500TEU까지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이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낮추면서 점유율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그간 파나마운하는 통과가능 컨선 규모가 최대 5000TEU여서 과잉공급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번 확장 개통으로 주요 선사들이 선박대형화를 활용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면서 운임덤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경쟁을 벌일수록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겐 불리하다. 보유한 큰 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선사들이 대형선 발주로 덩치를 키우는 동안, 한진과 현대는 유동성 위기로 자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대형화 행렬에 동참하기가 어려웠다.
더욱이 양사는 벌크선, 유조선 등 기타 사업에 손을 떼면서 컨테이너선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운 얼라이언스가 있지만 자체 노선도 별도로 운영하는 만큼 타사와의 경쟁에 불리하다.
해외 비중이 미주에 몰려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전체의 40%를 미주 노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유럽은 각각 27%, 21% 정도다. 작년 미주노선 평균 운임은 725달러로 전년 2032달러의 36% 수준에 불과하며, 유럽 노선 운임도 58% 수준인 629달러로 떨어졌다.
미주 노선 운임이 여기서 더 약세를 보이면 수익성 회복은 요원하다. 한진과 현대가 우여곡절 끝에 경영정상화를 이룬다 하더라도 시황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요구하는 부채비율(400%)에 맞춰 초대형선박을 지원받는다고 하더라도 1~2년이 소요된다.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것도 장담할 수 없으며, 대형선박 투입 후에라도 글로벌 선사들과의 운임경쟁에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