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연말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교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9년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두 차례 추가 긴축을 저울질하는 데 대해 못마땅한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출처=블룸버그통신> |
5일(현지시각) 트럼프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저금리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한 한편 달러 상승에 커다란 경계감을 드러내며 옐런 연준 의장의 교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옐런 의장에 대해 어떤 반감도 없고 그가 유능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2018년 임기가 종료될 때 연준 의장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금리와 달러 환율 문제로 이야기를 돌렸다. 자신이 저금리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강조, 이른바 비둘기파 색깔을 드러낸 그는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 달러화와 미국 실물경기로 이어지는 연쇄 파장을 크게 부각시켰다.
트럼프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곧바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고, 이는 미국 기업들에게 충격을 가한다”며 “강달러는 듣기 좋은 소리 같지만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달러화 상승은 미국 기업들의 해외 매출에 흠집을 낼 뿐 아니라 부채 부담 역시 상승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 트럼프의 지적이다.
재닛 옐런 <출처=블룸버그통신> |
그는 “부채라면 나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고, 부채를 이용한 투자 기법을 적극 옹호한다”며 “하지만 미국의 공공 부채 문제는 지극히 위태로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가 부채가 19조달러에 달하는 상황에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경우 커다란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기존의 저금리 여건을 적극 활용, 단기 부채를 장기물로 적극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인 입장을 밝힌 공화당 정책자들과 달리 트럼프는 오히려 지금이 관련 투자를 확대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 여건이 우호적인 데다 인프라 투자를 통해 단기간에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불만을 또 한 차례 털어 놓았다. 환율 조작을 통해 미국의 무역 경쟁력을 깎아 내리고 있다는 것. 그는 비즈니스 논리보다 정치적인 기법을 근간으로 형성된 무역 협정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