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인력감축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안을 마련하면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이르면 내주 안으로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은행의 구조조정 의지가 강해 나머지 조선사들의 자구안도 자산 매각과 더불어 인력감축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직원들의 고용보장 요구와 채권단의 압박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막바지 논의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빅3' 조선소 전경. 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사진=각 사> |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과 함께 도크 가동 중단, 비핵심자산 매각 등의 자구안을 추진한다.
이는 지난달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의 함영주 은행장이 권오갑 사장을 만나 강도 높은 자구안을 주문한 데 따른 조치로, 현대중공업은 내주 중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하나은행에 전달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일정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참여가 저조할 경우, 권고사직이나 정리해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정리해고까지 하는 것은 기업이 가져야할 책무가 아니다"며 일방적인 희망퇴직 통보에 반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경영개선안, 재무구조개선안, 유동성 관리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안을 공식 요청받은 뒤 해당 내용을 검토중이다.
인력 축소가 공통적으로 제시되면서 삼성중공업도 이런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산은의 요청으로 자구계획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제출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500여명 수준으로 알려진 구조조정 규모에 대해선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우조선은 오는 2019년까지 2300여명을 줄여 전체 인력을 1만명 수준으로 축소하는 경영개선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감축 규모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자구안엔 추가 감축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내부에선 인력감축안이 핵심이 된 조선업계의 자구안에 대해 조선사들과 금융권 모두가 자초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중반 유례없는 호황으로 대형사들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이 대책 없이 도크를 무리하게 늘린 결과"라며 "공급과잉 우려에도 이를 무시하면서 결국 수조원대의 적자를 보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호황이 끝나갈 무렵 선제적으로 조치했어야 할 구조조정을 현재까지 미뤄오면서 회사 생존을 이유로 책임소재를 근로자들에게 떠넘기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