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라질의 정치권 혼란이 커피와 설탕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문제로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가 요동을 치면서 상품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친 것.
브라질이 세계 최대 커피 및 설탕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정치 문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10일(현지시각) 설탕 선물이 장중 1% 급등, 파운드 당 16.06센트에 거래됐고, 아라비카 커피 역시 1.5% 랠리하며 파운드 당 1.284달러를 기록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브라질 시위대 <사진=AP/뉴시스> |
이는 브라질 헤알화가 1% 이상 랠리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커피와 설탕 값은 헤알화의 등락과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트레이시 앨런 라보뱅크 애널리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브라질 헤알화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상품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커피와 설탕 이외에 주요 농산물이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헤알화 하락은 관련 상품에 악재로 작용한다. 반면 헤알화 강세는 상품 가격을 끌어올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문제가 궁극적으로 헤알화 가치에 흠집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가 더욱 깊은 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대통령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탄핵 기대감이 높아질 때마다 헤알화와 증시는 강세를 연출했다.
브라질 상원은 11일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한 표결을 가질 예정이다.
설탕 가격은 헤알화 등락 이외에 브라질과 인도 등 주요 산지의 최근 2년간 가뭄으로 인해 원자재 시장 전반의 약세에도 강한 저항력을 보였다.
브라질 정치권의 파장은 커피 가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연초 이후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고급 원두 아라비카와 베트남이 공급하는 인스턴트 커피용 로부스타의 가격 등락이 크게 엇박자를 냈지만 최근 역전이 이뤄진 것.
로부스타는 연초 이후 8.4%에 달하는 상승 탄력을 과시한 반면 아라비카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아라비카는 7.4% 랠리했고, 로부스타의 상승폭은 4.5%에 그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