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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지연 기자] 올들어 중국 기업의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기업 등급에 대한 무더기 하향조정까지 겹치면서 신용리스크가 한껏 고조되는 모습이다. 발행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으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증권사를 소집해 채권시장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을 지시하고 나섰다.
연이은 채권 디폴트 사태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4월 이후 지난 5일까지 총 1140억9000만위안 규모 회사채 119개의 발행이 연기 혹은 취소됐다. 채권 부도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중국 회사 채권 발행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친 것이다.
채권 발행을 취소한 곳은 수익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채굴·에너지·건축 등 전통산업에 집중돼 있었다. 발행금리 상승으로 채권 발행을 취소하고,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발행을 연기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 채권 수요가 급감했다.
중국 채권 전문가는 홍콩 완더(萬得)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예전보다 증가한 국유기업 디폴트 사태로 시장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앞으로도 채권 발행취소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바이두> |
앞서 5일에는 중국 3대 특수강 기업 동북특강(東北特鋼)이 또 다시 7억위안 규모의 채무불이행을 선언, 2개월간 총 4차례의 디폴트 사태(총 33억위안 규모)를 맞이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의 신용리스크는 민영기업에서 점차 중앙 및 지방 국유기업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동북특강 외에 디폴트를 맞이한 곳으로는 중앙 국유기업인 ▲천위집단(天威集團) ▲화욱집단(華昱集團) 및 지방 국유기업 ▲상해운봉(上海雲峰) ▲광서유색(廣西有色) 등이 있다. 민영기업으로는 ▲아방집단(亞邦集團) ▲굉달광업(宏達礦業) ▲내륜집단(奈倫集團)과 외자 단독투자 기업 ▲산수집단(山水集團) ▲남경우륜(南京雨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Wind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채권발행 주체 12곳의 채권 25개에 디폴트가 발생했다. 2014~2015년 통틀어 디폴트 채권이 26개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디폴트 리스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5월 등급평가 시즌에 접어듦에 따라 신용채의 무더기 하향조치가 예상된다. 이미 유주강철(柳州鋼鐵), 서녕특강(西寧特鋼) 등 여러 기업이 신용 평가등급 관찰대상 명단에 오른 상태다.
중금공사(CFS) 통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4월 말까지 기업의 등급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뀐 횟수는 75차례에 달한다. 2014~2015년 같은 기간에는 이 횟수가 각각 44차례, 59차례에 그친 바 있다.
시장 분석가는 신용 리스크 심화 및 기업 실적악화로 신용채 등급 하향 추세가 2~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기관투자가의 디폴트 리스크 및 저등급 채권 회피심리로 경색된 신용채 시장이 더 큰 조정 압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장차오쩡(姜超曾) 중국 해통증권(海通證券)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 디폴트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며 올해 만기하는 공급과잉 업종의 고위험 채권 규모가 7000억위안(약 125조15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3분기까지 만기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디폴트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발행시장에서 증권사는 이미 발행 문턱을 높이 올린 상태다. 일부 증권사는 디폴트를 우려한 나머지 민영기업의 접수를 아예 받지 않고 있으며, 기업의 경영능력과 채무상환 능력을 더욱 철저히 심사하고 있다.
앞서 4월 마지막주에 증감회는 증권사를 소집해 채권시장에 관한 좌담회를 열어 채권시장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아울러 4월 28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은행간 교역상 협회(NAFMII)는 신용 리스크 억제를 위해 신용부도스와프(CDS)와 신용연계채권(CLN)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