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백화점 업계 세계 최대 규모인 메이시스의 주가가 11일(현지시각) 14% 이상 폭락했다. 1분기 동일점포매출이 5.6% 줄어든 데다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따른 시장 반응이다.
미국 소매 판매와 소비자신뢰 등 내수 경기와 관련된 경제 지표가 연초 이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세계 1위 경제국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통째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메이시스 <출처=블룸버그통신> |
신용 평가사 피치가 의류 업체 갭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하는 등 관련 업체들 사이에 비명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메이시스 주가 폭락은 실적 전망 하향 이외에 내수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시스는 올해 동일점포매출이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종전 감소 폭인 1%에서 후퇴한 수치다.
갭은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 당한 데 따라 장 후반 5% 이상 주가 하락을 나타냈다. 고객 충성도와 전반적인 매장의 고객 방문이 줄어드는 등 펀더멘털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합병(M&A) 무산도 이날 소매 섹터를 흔들었다. 스태플스와 오피스 디포의 합병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후반 두 종목의 주가가 각각 18%와 39% 폭락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의류부터 잡화까지 소매 섹터의 기업 실적 악화가 미국 소비 경기의 부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기 회복이 지극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면서 민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강달러로 인해 해외 여행객들의 지출 역시 줄어들면서 소매 업계가 이중 타격을 입었다는 판단이다.
CBIZ의 애나 라트분 리서치 이사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의류를 필두로 소매 업계의 매출과 이익이 강하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며 “전반적인 수요가 매우 저조하다”고 전했다.
이날 소매 섹터의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급격한 주가 하락을 나타냈다. 노스페이스를 포함해 다수의 의류 및 잡화 브랜드를 보유한 VF가 장중 6% 가량 내렸고, 핸드백 업체인 마이클 코어스는 한 때 13% 폭락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역시 5% 가량 내렸고, 타겟과 파슬도 각각 5%와 29% 떨어졌다. 또 장 후반 소매 섹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리테일 ETF가 4% 이상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