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정부가 지난해 이동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으로 알뜰폰 카드를 꺼냈지만 자체적으로도 이러한 방안이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만회할 정책적 대안이 알뜰폰 만으로는 부족해 올해도 이동통신 시장의 점유율 고착 현상은 여전할 전망이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도 자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미래부는 76개 관리과제에 대한 자체평가 결과 통신시장의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에 대한 과제에 D등급을 책정했다. 총 등급은 A부터 G까지 7가지로 구성돼 있다.
미래부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에서 알뜰폰 보급률이 도입 4년 4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한 것과 제4이통사 진입기반 조성, 소매요금인가제 폐지 등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알뜰폰은 선진국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꼬집으며 이들이 실제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촉진에 실제로 기여할지는 시간을 두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 촉진 카드로 알뜰폰을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선적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알뜰폰 시장은 6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약진하는 상황임에도 지난해 기준 누적 영업적자는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의 신규 투자는 물론 내실있는 성장도 어려울 전망이다. 기초체력이 부족한데다 이통3사 대비 저렴한 요금제 말고는 이렇다 할 경쟁력이 없어서다.
최근 한 알뜰폰 사업자가 기본료 없이 50분 통화를 제공하는 ‘공짜 요금제’를 내놓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는 했으나 갑자기 몰려든 가입자를 감당하지 못해 출시 2개월도 안돼 모집에 제동이 걸렸다.
그나마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로 시장을 선도해 온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 마저 SK텔레콤과의 합병 이슈로 발이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알뜰폰 사업자들은 당분간 지속적인 세금 감년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 3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파사용료를 내야 하지만 재무 구조 상 부담이 어려워 정부에 면제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미래부에 9월로 만료된 면제 기간 연장을 요청, 가까스로 세수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로부터 1년의 기간을 확보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올해에도 전파사용료 면제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스스로 자립 조차 어려워 정부 지원에 목매야 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은 가계통신비 인하에는 큰 역할을 했으나 아직 이통사에 대적할 만큼 규모 있는 사업자가 부족하다"면서 "내실을 다지고 성장을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정책 초점이 맞춰진다면 장기적으로 알뜰폰은 이통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