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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의 이유있는 항변..환경부 배출가스 조사 '법보다 위'

기사등록 : 2016-05-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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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기준과 다른 잣대로 배출가스 검사.."기준 바꾸던지.."
환경부 "법 개정 추진중" 해명..차업계 "이미지 훼손 심각"

[뉴스핌=이성웅 기자] 자동차업계가 환경부의 배출가스 조사결과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행 배출가스 인증기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질소산화물 배출 농도가 지나치게 높게 나왔고, 그 결과가 여과없이 공개돼 해당 브랜드들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환경부는 국내에서 시판 중인 경유 차량 20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배출가스 조사에서 BMW 520d를 제외한 대부분 차량이 기준치보다 1.6~20.8배 많은 양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특히 한국닛산이 수입·판매 중인 캐시카이의 경우 기준치인 0.08g/km의 20.8배에 달하는 1.67g/km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조사 과정에서 닛산이 캐시카이의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정황도 포착, 형사고발 등 사후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닛산 캐시카이 등 더티 디젤 오명.."출시 전 인증은 정상 통과"

이번 환경부의 발표를 통해 일명 '더티 디젤' 의혹을 받고 있는 차량은 한국닛산 캐시카이 외에도 르노삼성 QM3, 쌍용차 티볼리 등 19개 차종이다. 

QM3는 캐시카이 다음으로 많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인 1.36g/km를 기록하면서 자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스포티지, 쌍용차 티볼리, 한국지엠 트랙스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표격 모델들도 질소산화물을 기준보다 많이 배출하는 모델로 꼽혔다.

완성차업체들이 이번 발표에 불만을 갖는 이유는 실제 배출가스 인증과 다른 조건에서 시험을 진행하고 결과를 부각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사는 실험실과 다른 조건인 실외 환경에서 진행됐으며 조사 차량별 시험환경 역시 제각각이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국내에 판매를 개시하기 전 동일한 환경과 방법으로 실험실에서 배출가스 등에 대한 인증을 받고 있다. 현행 법규에서는 경유차량의 경우 실험실 인증 당시 질소산화물 기준치인 0.08g/km를 충족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환경부에서 조사한 방식은 교통환경, 실외 기온 등 매 차량마다 정확히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할 수 없는 방식”이라며 “제조사에서 진행한 검사와는 결과가 다소 차이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도 "실험실과 실제도로의 조사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게다가 배출가스 기준치인 0.08g/km도 실험실 환경에서 내밀 수 있는 잣대다"라고 반박했다.

환경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시험이 기준하고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라며 "현행 법규가 실도로주행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준 등에 대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외도로주행 시험 중인 닛산 캐시카이. <사진=환경부> 


◆환경부도 다른 기준 적용 인정

이번 발표로 환경부는 현행 배출가스 인증제도에 헛점이 있었다는 점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환경부가 닛산 캐시카이를 문제가 삼은 이유는 대표적인 저감장치인 배출가스 재순환장치가 특정 온도에서 작동이 중단되는 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미 캐시카이의 배출가스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현재 배출가스와 관련한 인증을 받는데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정부 공인 실험실이나 제조사 자체 실험실을 통해 인증받는 방식이다. 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이 방식을 택한다.

또 하나는 수입차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본사의 자료를 환경부에 제출해 검토받는 방식이다. 캐시카이 역시 판매 개시 전 일본 본사의 자료를 제출해 허가를 받았다.

한국닛산이 환경부의 저감장치 조작 의혹에 반박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이유에 따른 것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캐시카이는 국내만큼 엄격한 유럽의 인증도 통과했으며 한국정부는 우리가 제출한 본사자료를 승인해줬다"며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정부의 인증부터가 잘못된 셈 아니냐"고 주장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도 “환경부 조사 결과를 보면 그동안 정부의 자동차 배출가스 인증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 셈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문제가 된 폭스바겐 티구안과 같이 문제가 있는 차량을 왜 인증을 해줬냐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한국닛산 캐시카이 차량의 배기가스 시험 모습을 들어보이며 배출가스순환장치가 작동 중단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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