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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닛산, “배출가스 조작? 캐시카이는 韓인증 통과한 차”

기사등록 : 2016-05-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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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평균 배출가스양인 0.48g/km 초과 대부분 차종이 ‘유럽산’ 엔진
업계, 정부의 자동차 배출가스 인증 방법 ‘허점’ 드러낸 꼴...QM3 엔진은 벤츠 A 클래스에도 탑재

[뉴스핌=김기락 기자ㆍ이성웅 기자] 환경부가 발표한 닛산 캐시카이 배출가스 불법 조작에 대해 수입·판매사인 한국닛산이 부인하고 나섰다. 유럽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증을 통과했고,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대해 임의설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사에서 르노삼성자동차 QM3는 캐시카이에 이어 두번째로 배출가스 배출량이 높았다. 또 캐시카이와 QM3 외에 한국지엠 트랙스, 벤츠 E220 등 유럽차 또는 유럽 엔진이 적용된 차들은 평균 배출가스양인 0.48g/km을 모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닛산은 16일 공식 입장을 통해 “닛산 캐시카이는 유럽에서 유로6 인증을 충족했듯이 한국에서도 적법한 인증절차를 통과했다”며 “국내 기준과 유사하게 엄격한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EU 규제기관들 역시 그들이 조사한 닛산 차량에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대한 임의설정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한국닛산은 또 “닛산은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당사가 제조하는 어떠한 차량에도 불법적인 조작 및 임의설정 장치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환경부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 환경부, 닛산에 판매 중지..르노삼성에 개선안 권고

이날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차 20개 차종을 조사한 결과, 한국닛산 경유 차량인 캐시카이 배출가스양이 1.67g/km로 조사차량 중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치인 0.08g/km의 20.8배에 해당되는 수치다.

캐시카이는 르노닛산그룹 닛산자동차가 제조한 차량이다. 1.6ℓ급 르노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작년 11월부터 올해 5월 11일까지 국내 814대 팔렸다.

환경부는 캐시카이 차량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실내외 모두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작동 중단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번 환경부 조사 차량 중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꺼진 차는 캐시카이가 유일하다. 환경부가 이 부분을 조작으로 본 것이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한국닛산 캐시카이 차량의 배기가스 시험 과정 사진을 보이며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작동 중단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중단시점의 온도조건이 일반 주행에서 흔히 발생하는 엔진 흡기온도 35℃로서,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 배출가스 부품의 기능 저하를 금지하고 있는 임의설정 규정을 위반한 데 따른 조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엔진에서 연료를 연소시키기 위해 외부공기를 엔진룸으로 흡입시켜야 하는데, 통상 자동차를 외부온도 20℃ 조건에서 30분 정도 주행시켜도 엔진룸의 흡기온도는 35 ℃ 이상으로 상승한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엔진 흡기온도 35℃ 이상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의 작동을 중단토록 설정한 제어방식은 비정상적 제어방식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 환경부가 지난 3월 9일과 4월 20일 자동차 전문가회의를 연 결과 참석자 모두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부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한국닛산에 임의설정 위반 사전 통지를 했고, 과징금 부과 처분에 들어갈 예정이다. 과징금은 차량의 가격인 2726만원의 1.5%에 판매된 차량수 814대를 곱한 3억3000만원이다.

또 아직 판매되지 않은 캐시카이 차량은 판매정지명령을 시행하며 이미 판매된 814대는 전량 리콜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5월중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청문절차를 거쳐 캐시카이 차량을 인증취소하고, 제작차 배출허용기준 위반과 제작차 인증위반으로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한국닛산은 다만, “환경부에 적극 협조하며 이번 사안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자동차 업계, 정부 배출가스 인증에 ‘허점’

캐시카이와 함께 르노삼성차의 QM3도 배출가스를 실내인증 기준치의 17배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QM3도 르노자동차의 1.5ℓ급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르노닛산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등에도 공급되고 있다. 환경부는 르노삼성차에 개선책을 권고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자체적인 개선을 통해 배출량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도 “QM3에 대한 조사가 겨울에 진행되면서 본래보다 배출량이 더 많이 나온 것으로 조사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환경부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의심을 보이고 있다. 업체들이 익명을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강한 의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실외 도로주행 시험 결과<표=환경부>

A 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환경부에서 조사한 방식은 교통환경, 실외 기온 등 매 차량마다 정확히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할 수 없는 방식”이라며 “제조사에서 진행한 검사와는 결과가 다소 차이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B 업체 관계자도 “환경부 조사 결과를 보면 그동안 정부의 자동차 배출가스 인증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 셈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문제가 된 폭스바겐 티구안과 같이 문제가 있는 차량을 왜 인증을 해줬냐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C 업체 관계자는 “문제가 된 캐시카이와 QM3 등 차량은 유럽산 엔진을 쓰고 있는 차”라며 “이번 조사에서 평균 배출가스양인 0.48g/km을 초과하는 대부분의 차종이 한국지엠 트랙스, 푸조 3008, 벤츠 E220 등 유럽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ㆍ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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