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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동국제강의 포항 2후판설비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내달 초 우선협상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최근 포항 2후판설비를 재매각하기로 하고, 인도 철강기업들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포항 2후판설비는 동국제강이 지난 1998년 약 4000억원을 투자해 설치한, 연산 190만t급 생산라인이다.
동국제강은 작년 8월 포항 2후판설비 가동을 중단한 뒤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자와 매각금액에 대한 입장차로 무산된 바 있다.
동국제강의 이번 매각협상에는 인도철강공사(SAIL), JSW스틸, 스틸오서리티인디아(SAI) 등 인도 주요 철강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기업 인수합병(M&A)에 가장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JSW스틸의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실제 JSW스틸은 2008년 미국 유나이티드콜(United Call), 2014년 인도 웰스펀맥스스틸(Welspun Maxsteel)를 인수했다. 또 지난 5월 초 진행된 타타스틸의 영국공장 인수전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는 등 인수-합병(M&A)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동국제강 고위 관계자는 "올 초부터 다수의 해외 철강사들과 매각을 논의중인데 인도 철강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라며 "인도 철강시장이 올 들어 성장세에 접어들었고, 중고 설비 매입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철강사들의 움직임도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인도정부 차원의 조선업 육성정책이 동국제강의 후판설비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자국 조선업에 10년간 6억달러(한화기준 7000억원)를 투자한다는 조선업 종합 지원정책을 확정, 올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선박·해양플랜트 원자재인 후판 수요와 직결될 수 있다.
또 다른 동국제강 관계자는 "인도 현지에서 후판 수요가 늘더라도 한국 철강사들이 받는 수혜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 운영에 들어가는 제반비용을 감안할 때 설비를 매각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 구체적 매수 희망자를 선정해 협상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국제강은 작년부터 꾸준히 비핵심 자산 매각과 계열사 정리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5월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한 후 포스코 등 타법인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계열사 국제종합기계의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 효과로 동국제강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재무구조개선약정 조기 졸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후판 생산공장들은 거의 문 닫을 지경"이라며 "국내 고로업체들은 후판용 슬래브 생산량을 많이 줄였고 부가가치가 높은 냉연강판이나 도금강판 소재 조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