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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현대상선의 생사를 가름할 용선료 인하 협상에서 채권단(사채권자 포함)의 출자전환 규모와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 계획이 관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선료를 인하하는 선주들은 대가로 현대상선의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출자전환 규모와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은 현대상선의 지분 가치와 직결되는 요인이다.
▲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 <사진=현대그룹> |
17일 현대상선과 채권금융기관에 따르면, 오는 18일 오후 산업은행 등은 현대상선과 용선료를 협상하고 있는 일부 선주사들과 만나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내용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선주들이 채권단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채권단은 채권 출자전환 규모와 12억달러 규모로 조성되는 정부의 선박펀드 운영계획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에 대해 "업황이나 얼라이언스의 향후 추이에 대해 선주들보다 능통한 사람이 없다"면서 "용선료 인하의 대가가 지분이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한 현실적인 방안에 선주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채권금융기관이 부의한 채무조정안에 따르면 은행대출은 50%, 신속인수제에 따라 인수한 사모사채는 60%를 각각 출자전환하고, 잔여채권은 5년 거치 5년 분할상환한다. 이 안이 확정되면 출자전환 규모는 총 7000억원이 된다.
여기에 회사채 등 비협약채권자인 사채권자들의 채무조정안은 50% 출자전환과 잔여채권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출자전환 규모가 약 4000억원.
이렇게 된다면 전체 출자규모는 약 1조1000억원. 이를 전제로 계산해보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약 210% 정도다.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조건인 '부채비율 400%'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수준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같은 자본 구성을 향후 해운업계의 변화에 대한 대응 여력을 갖추는 것으로 해석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지속가능한 회사로 구조조정이 되기도 하지만 추가적인 변화 가능성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갖추게 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등 국내 해운업체간의 구도변화를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2억달러 규모로 조성해 해운업계를 지원하겠다는 선박펀드도 관건이다. 현대상선의 기업가치가 정부의 선박펀드로부터 얼마나 저렴하게 용선하는가에도 달려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선사들이 정부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선박펀드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협상전문가인 박상기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18일 설명회는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산은의 설득력이 증명되는 기회"라며 "정부가 조성운영할 선박펀드가 현대상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주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