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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잡고 출근하는 게임 맘.."옆에 있어 아이디어도 '팍'"

기사등록 : 2016-05-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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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소프트, 직원 복지 어린이집 운영 통해 ..업무 효율도 높아져

[뉴스핌=이수경 기자] #넥슨에 근무하는 김모연(33, 여)씨는 출산 이후 가장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올해부터 3살 된 아이를 직장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사립 어린이집보다 저렴한 원비 덕분에 교육비 부담도 덜게 됐다. 

작년까지 주 중에는 아이를 친정에 맡겼던 김씨는 일 특성상 야근이 잦아 어린이 집이 끝나는 오후 5시 전에 아이를 데려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사내 어린이집 덕분에 이런 고민이 해결돼 마음이 놓인다.  

#엔씨소프트에 다니는 박지후(36, 남)씨는 출근 시간보다 10분 먼저 도착해 사옥 1층에 마련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다. 아이가 아프면 사내병원을 이용한다. 상사와 팀원들의 배려로 2시간에 한 번씩 아이 얼굴을 보러 내려가기도 한다. 

아이의 안전이나 건강에 대해 한시름 놓은 박씨는 사내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이다. 어쩔 수 없이 야근하더라도 부담이 없다. 임직원의 근로 시간에 맞춰 최대 오후 9시까지 어린이집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이 직장 어린이집 운영을 통해 임직원들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단순 복지 차원 뿐만 아니라 업무 집중도 향상에도 긍정적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직장 어린이집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두 게임사는 보건복지부의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넥슨은 올해 4월 넥슨 판교 사옥으로 확장 이전한 '도토리소풍' 본원과 판교원, 제주원 등 총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엔씨도 판교로 6배 규모 확장 이전한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을 운영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판교 사옥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웃는땅콩' <사진=엔씨소프트>

직장 어린이집은 야근 직원들을 위해 정규 보육시간 외에 상시 시간 연장 보육을 제공한다. 넥슨은 오전 8시부터 최대 오후 9시 30분까지, 엔씨는 오후 9시까지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하루 12시간 이상 어린이집에 머물 수밖에 없는 자녀를 위한 놀이 환경과 각종 프로그램에도 특히 신경 쓴다. 

이들 기업은 임직원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운영을 목표로 한다. 아이들의 먹거리와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교육질 향상도 직접 챙긴다. 연령과 학급에 따라 다르지만, 넥슨의 교사와 아동 비율은 평균 1:3이다. 엔씨도 보건복지부가 정한 법정 비율보다 훨씬 낮은 평균 1:3.5이다. 교사가 아이에게 쏟는 관심이나 보육 효율성은 타 교육기관보다 높다는 의미다. 

넥슨은 어린이집 교직원 채용,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신설, 학부모 대상 행사 등 제도 및 학부모 관련 이슈에 직접 관여한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나 불량 급식에 불안해하는 임직원을 위해 학부모 급식 안심 모니터링 제도와 감시 카메라 공개 모니터링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엔씨는 친환경 식자재를 이용해 먹거리 불안을 해소하는 한편 원아 알레르기 특별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시간연장교사를 별도로 채용하지 않고 담임교사가 아이를 직접 돌보며 정서적인 친밀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직장 어린이집의 특장점은 저렴한 추가부담금이다. 현재 정부로부터 보육료를 지원받는 어린이집은 현장학습이나 특별 체험활동에 따르는 비용을 부모에게 청구한다. 과목 수에 따라서는 특별활동비로 13만원에, 현장학습비도 추가로 부담하는 사례도 많다. 넥슨과 엔씨는 시도 지침에 따르며 보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넥슨 어린이집의 원비는 시도 평균 9만원~10만5000원으로 저렴하다. 엔씨는 만 2세~5세 신청 아동에 한정해 NC커리큘럼에 따른 특별활동비 7만원을 청구한다. 회사 임직원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자녀를 보내고 싶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넥슨 직장 어린이집에 등원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넥슨>

업계에 따르면 49명 정원을 기준으로 직장 어린이집의 초기투자비용만 20억원, 연간 운영비로만 최대 9억원 규모다. 막대한 운영 비용 때문에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꺼리는 곳도 많다. 반면 이들 게임사는 비용 절감보다는 사내 복지 확대를 통해 일의 효율을 높이고 직원 애사심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김호영 넥슨 도토리소풍 팀장은 "도토리소풍은 자녀를 가진 임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입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더 많은 아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을 확장 이전하는 등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복지 혜택을 늘려가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표 게임사 중 유일하게 직장 어린이집이 없는 넷마블게임즈도 설립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구로에 짓고 있는 신사옥에 임직원 자녀를 위한 시설물이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설치 의무규정에 부합해 위탁 보육으로 이행할 예정"이라며 "추후 임직원을 위한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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