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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블랙 200일..택시회사 지원금 끊겼다

기사등록 : 2016-05-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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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ㆍ하이엔, 4월말 5000만원 수준 택시회사 지원금 중단
승무원 구조조정 및 사업중단 사업자도 나와
카카오-하이엔-택시회사 연합 무너지며 각자도생만 모색 

[뉴스핌=이수경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택시의 유료화 모델로 야심차게 내놓았던 '카카오택시 블랙'이 구심력을 잃으며 난항을 겪고 있다. 카카오는 증차를 외치며 협력을 시도하고 있으나 지원금이 끊긴 택시회사와 운영사인 하이엔은 제 갈길 가느라 바쁘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하이엔과 서울특별택시운송사업조합(이하 서울택시조합)에 소속된 택시회사와 제휴를 맺고 지난해 11월 선보인 고급택시다. 현재 서울과 인천공항 지역에 베타서비스 중이다.

20일 택시 및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하이엔은 매달 택시회사에 제공하던 지원금 지급을 4월 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원금은 그 동안 카카오와 하이엔이 50:50 비율로 부담해 왔다. 차 한 대당 하루 1콜 이상, 26일 이상 운행하면 850만원을 준다. 제휴 택시회사 16곳이 총 97대의 차량을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택시회사당 월 5148만원 정도를 지원받는 셈이다. 

카카오택시 블랙의 매출은 차 한 대당 3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 중 카카오와 하이엔이 25%, 승무원이 10%를 가져가고 나면 택시회사의 몫은 65%인 195만원에 그친다. 일반택시보다 3배 이상의 비용을 투자한 고급택시 사업이지만 실상은 지원금이 수익의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와 하이엔이 5000만원이 넘는 지원금을 중단함에 따라 택시회사들은 계약이 종료되는 9월 이후 고급차량을 되팔아 투자금 회수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일을 맞은 카카오택시 블랙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16일 카카오택시팀은 카카오택시 블랙의 성장에 의문을 가지는 승무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공지를 띄웠다. <사진=카카오택시 블랙 기사용앱 캡처>

더 큰 문제는 카카오와 하이엔, 택시회사라는 삼각구도가 무너지고 있지만 이를 바로잡아 줄 '콘트롤 타워' 자체가 없다는 부분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블랙과 승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개발과 마케팅을, 하이엔은 승무원 교육과 고급택시 운영 전반을 맡고 있다. 1주일 가량 소정의 교육을 받은 승무원은 각 택시회사에 고용돼 고급차량을 운전한다. 택시회사는 벤츠나 렉서스와 같은 고급택시 구매와 서비스 제공을 맡는다. 

당초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내로 카카오택시 블랙 차량을 300대까지 늘리고 승무원 600명도 확보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현재 차량은 여전히 97대에 머물고 있다. 승무원의 경우 오히려 기존 200명 중 절반 가량이 퇴사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의 낮은 수익성이 알려지며 신규 채용도 수개월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제 다양성 확보를 위해 3월부터 도입한 현장결제는 노쇼(NoShow, 예약부도)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강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공치기할 때가 많다는 것이 승무원들의 주장이다. 

카카오는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증차를 요구하고 있으나 각 택시회사는 저조한 매출과 부담스러운 차량 구매 비용을 이유로 증차를 꺼려하는 상황이다. 몇몇 택시업체는 올해 초부터 승무원 구조 조정을 실시했다. 승무원 한 명당 지급되는 월급(기본급+야근, 연장 수당+상여금) 200만원이라도 아껴보겠다는 이유에서다. 

사업 중단이라는 강수를 둔 곳도 있다. 3곳 정도가 고급택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에 낀 하이엔은 대절 및 전화예약 서비스로 카카오와는 별도의 수익화를 도모하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놀고 있는 카카오택시 블랙을 어떻게든 굴려보겠다는 심산이다. 최근 카카오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높은 수요 대비 적은 수의 차량으로 배차 성공률이 높지 않다"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와 하이엔이 택시회사에 일정 금액을 지원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6개월 동안 카카택시 블랙에 대한 수요가 많이 성장했다"며 "그 연장선 상에서 그동안 택시회사측에서 자발적으로 연장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고 해명했다.

이어 "증차에 대해서는 택시회사 역시 적극 동의하고 있으며 협조 체제하에 추가 운수사 및 개인기사 모집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중인 만큼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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