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코스피시장이 아래 위 박스권에 꽁꽁 묶이자 국내 주식형펀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주펀드 중소형주펀드 성장주펀드 가치주펀드 모두 같은 처지이고, 자금이 많이 몰리 펀드도 마찬가지다.
23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와 제로인에 따르면 올 초 이후 설정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펀드(18일 기준)는 ‘맥쿼리뉴그로쓰증권자투자신탁1’이다. 이 펀드로 올해 499억원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 펀드의 수익률은 클래스별로 0.12~0.64%에 불과하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 평균인 -1.82%보다는 좋은 성과지만 아쉬운 성적이다. 이 펀드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이 증가하는 국내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2014년 1월 이후 고재욱 매니저가 운용하고 있다.
‘맥쿼리뉴그로쓰증권자투자신탁1’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된 주식형 펀드는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증권자투자신탁’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운영하는 이 펀드는 연초 이후 클래스별로 1.56~1.85%의 수익을 거뒀다. 그나마 이름값을 했다.
배당수익률이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 평균 배당수익률 이상인 배당주에 60% 이상을 투자하며 동시에 가치주 투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취한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3월 2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GS, LG유플러스, 아모레퍼시픽(우), LG, 맥쿼리인프라 등이 각각 4%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배당수익률이 높고 내재가치가 우수한 국내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베어링고배당플러스증권투자신탁’도 자금이 많이 들어온 펀드다. 2014년 6월 30일 운용을 시작해 5월 18일 현재 운용설정액이 1290억원이다. 올해 수익률은 1.95%다.
올 들어 353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자1’도 올해 수익률은 0%대다. SK C&C, 로엔, 후성, 아스트, 우리산업, 메디톡스 등을 주로 담고 있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은 헬스케어 테마주가 뜨면서 올해 29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2월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설정액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가 계속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용태 유안타증권 상품기획팀장은 “미 경제지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특별히 부각되는 모멘텀이 눈에 안 띈다”며 “브렉시트라는 새로운 위험이 등장했고 유가도 쭉쭉 올라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예컨대 롱숏펀드, 공모주에 투자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메자닌 펀드 등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브렉시트, 미 금리인상, 중국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등 리스크가 상존하므로 고위험보다는 중위험 쪽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아 보인다”며 “배당주나 공모주, 가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