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 조정했다. 내수가 완만하게 증가하겠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이 2%대 중반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정책적으로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물가안정목표 달성과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둔화 완충을 도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KDI는 24일 '2016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망치 3.0%보다 0.4%p 떨어진 수치다.
아울러 KDI는 2017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제시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우리경제는 내수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증가하겠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2016년과 2017년에 2%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KDI에 따르면, 최근 우리경제는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출 부진도 지속되면서 낮은 성장세에 머물고 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3.1%)보다 낮은 전년동기 대비 2.7%를 기록한 가운데 전기 대비 연율로도 1.5%까지 하락, 경기 전반이 둔화됐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 부진이 이어지고 서비스업도 증가세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기 둔화를 완충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2017년 경제전망(전년동기 대비, %, 억달러).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먼저, 내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개선 추세가 약화됐으나, 추가적인 둔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민간소비는 기대수명의 증가가 회복세를 제약하고 작년 경기활성화대책의 영향도 축소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올 2분기 들어 소비심리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설비투자는 대외수요가 둔화되고 산업생산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면서 전년동기 대비 감소로 전환됐으며,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0%대의 낮은 증가세에 머물러 있다.
반면, 정부소비가 재정 조기집행 등의 영향으로 비교적 크게 확대된 가운데, 건설투자는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향후에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내수를 견인할 전망이다.
수출(물량 기준)은 글로벌 투자 위축과 대외 경쟁력 저하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수입(물량 기준)도 내수 개선 추세가 약화된 데 기인, 증가세가 둔화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작년 이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수출입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상수지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세가 올해 들어서도 지속됨에 따라 큰 폭의 흑자기조(월평균 100억달러 내외)가 유지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1% 내외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도 올 들어 0% 내외로 축소되며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경우에는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실업률도 상승하는 등 고용여건이 다소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KDI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둔화되고 하방위험도 지속됨에 따라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추가적으로 제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더해 대내적으로는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금융위기 이후 한계기업이 증가한 가운데 매출액은 감소하는 등 기업부실이 누적되면서 대외충격에 취약해지고 있어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태 부장은 "기업구조조정 방식에 따라 그 성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업부실 정도, 해당 산업의 특성 및 채권구조를 고려해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향후 경제정책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단기적인 부정적 파급효과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화정책은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안착될 수 있도록 보다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는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둔화를 완충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