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최근 스스로 주행하거나 멈출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에 속속 도입되고 있으나 이를 의존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어 운전자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은 보조 안전장치일 뿐, 사고 발생 시 운전자가 법적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 부분 자율주행 기능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벤츠코리아가 내달 출시하는 10세대 E클래스에는 동급 내에서 가장 진보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E클래스의 자율주행 기술은 드라이브 파일럿이 대표적이다. 이 기능은 앞차와의 간격 유지를 바탕으로 차선 변경까지 제공한다. 기존 기능이 앞차와의 간격 유지에 머무른 것에서 한단계 앞선 것이다.
또 평행 주차와 T자 주차, 전면주차까지 자동차 스스로 공간을 찾아 주차를 하는 파킹 파일럿 기능도 탑재돼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됐다.
제네시스 EQ900에는 레벨2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돼 있다.<사진=현대차> |
한국지엠 쉐보레 신형 말리부에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신형 말리부는 차선유지 보조 장치(LKAS)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연동으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앞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현대차 제네시스의 자율 주행 기능이 소개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소개된 자율주행 기능은 차선유지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이처럼 자동차 회사들은 앞 다퉈 자율주행 기술 혹은 이에 준하는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 확률을 줄이고 운전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주행 중 안전을 높이는 보조 장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출시된 기능들은 도로의 노면 상태와 기후, 온도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
실제 지난 24일 인천 왕산 마리나에서 열린 벤츠 신형 E클래스의 자율주행 기능 시연 과정에서 몇 번의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 스스로 멈춰야 하는 지점에서 서지 못하고 충돌한 것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능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주행 중 안전을 높이기 위한 기술들로 운전자를 보조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산된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의 개입이 많은 레벨2(조향 및 가감속 제어․통제)에 해당하고 일부 레벨3(돌발 상황 시 수동전환) 기능이 추가된 정도다. 때문에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다 사고가 나면 운전자가 책임을 져야한다. 제조사들이 자율주행 기능을 마케팅용으로 활용하면서도 보조 장치임을 분명히 하는 이유다.
김정하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 교수는 최근 열린 자율주행차 관련 법률 토론회에서 "제네시스 EQ900이 자율주행 레벨2 단계에 해당하는 데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양산된 모델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능은 레벨2 단계로 상시적으로 운전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는 만큼 사고 발생 시 운전자에게 책임이 돌아간다"면서 "완전 자율주행 직전 단계인 레벨3에서는 책임소재를 가리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