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심사평가원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근로자의 동의없이 이사회 의결로 통과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복지부 산하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공공기관들은 31일까지 서면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더이상 시간을 지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성과연봉제 조기 정착을 위해 우선 도입기관에는 인센티브 조건도 내세웠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고 남은 재원으로 4월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엔 공기업 기본연봉의 50%, 준정부기관은 20%를 지급하고 5월까지 도입할 경우 4월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사진=보건복지부> |
이 같은 방침에도 국민연금 등 복지부 산하기관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꺼려해 왔다. 노조들의 반대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6일 방문규 복지부 차관이 나서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날 방 차관은 청와대 지시로 산하의 공공기관 이사회 관계자 등을 불러모아, 성과연봉제 도입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침은 근로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서면 이사회로 정해졌다. 서면으로 정한 것은 노조들의 반발로 점거 등 이사회를 여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공공기관 규정에는 '안건 중 그 사안이 경미하거나 또는 긴급을 요하는 때에는 서면으로 이를 결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각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이사회 절반의 동의를 얻으면 의결된다. 비상임이사로 있는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등은 반대할 것으로 보여지지만, 기획재정부와 행자부, 보건복지부, 공공기관 임원 등의 비율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의결이 유력하다.
공공기관 노조들은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이사회 의결은 무효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한 노조 관계자는 "복지부 차관이 청와대 지시를 받고 나섰다는 점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할 것으로 판단하고 대비하는 중이다"면서 "만약 통과가 되더라도 앞으로 법적인 절차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이 무효라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