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용선료 협상 타결을 앞두고 있는 현대상선이 2차 관문인 공모사채 집회 첫날도 순조롭게 마무리하면서 자율협약에 청신호가 켜졌다.
해외 선주사와 용선료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현대상선이 31일 오전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제177-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집회를 열었다. 이날 사채권자집회에 참석한 사채권자가 주주명부에 수록된 본인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현대상선 연지동 사옥에서 31일 오전 11시부터 3차례에 걸쳐 진행된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는 오후 5시 집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가결된 총 6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채무의 50% 이상이 주식으로 전환되며 나머지 채무는 연 1%의 이자로 2년 뒤 3년에 걸쳐 상환된다.
앞서 채무조정안에 대한 동의서 위임이 상당수 이뤄지면서 가결 전망이 우세했고 집회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흘러갔다. 사채권자들은 자율협약 상황에서 법정관리로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 보다는 만기 연장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100% 동의로 가결됐다"며 "채무재조정방안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상선은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용선료 협상이 잘 되고 있으며, 해운 얼라이언스에도 바로 가입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했다.
다만 인하 규모는 선주사들의 요구로 당초 목표로 한 28.4%에서 20%대 안팎으로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협상이 속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내달 초엔 인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상선은 내일인 1일에도 2회에 걸쳐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한다. 다만 집회 둘째날 오전 11시에 예정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개인 비중이 높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내일까지 채무재조정안이 통과되면 현대상선은 내달 2일에 열리는 G6 정례회의에서 신규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 가입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제시한 자율협약 조건엔 용선료 인하, 채무재조정과 더불어 동맹 합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채권단도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을 조건으로 684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의결해 현대상선을 지원했다.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은 해외 선주들의 용선료 인하 동의, 사채권자들의 채무재조정 동의가 있어야 채권단 지원이 가시화되는 조건부로 진행되고 있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200%대로 낮아져 정부가 조성한 12억달러(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