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발 패닉과 함께 한 해를 맞았던 투자자들은 하반기 증시 향방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요국 정책을 필두로 불확실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30%에 이른다는 주장을 포함해 비관적인 목소리가 우세하다. 주요 자산 가운데 투자 매력을 지닌 것을 찾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31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투자은행(IB) 업계는 미국의 통화정책과 중국 경기 둔화를 이구동성 하반기 투자 리스크로 꼽았다. 이와 함께 브렉시트 가능성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통화정상화와 관련, 연방준비제도(Fed)가 적정 수준보다 과도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회의 후 연내 금리인상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던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제임스 베이트만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운용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긴축 카드를 과도하게 행사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라며 “정책자들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적정한 결정과 금융시장 친화적인 행보 사이에서 갈등을 빚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 향방과 금융시장 리스크는 여전히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다. 성장 둔화부터 부실 여신 무제, 기업 구조조정과 자본 유출 가능성 등 투자자들의 매수 발목을 잡는 사안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소시에테 제네랄은 보고서를 내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30%로 점쳤다.
부동산 시장의 버블부터 정책 착오까지 세계 2위 경제국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다수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꺾이면서 투심을 냉각시킬 여지가 높다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주장했다.
투자자들이 제시하는 하반기 유망 자산은 지극히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을 포함한 실물 자산과 물가연계채권(TIPS) 매입을 권고했다. 일부에서는 달러화에 베팅할 것을 주문했다.
래리 해더웨이 GAM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T와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 매력적인 자산은 어디에도 없다”며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은 매력적이지 않은 자산 가운데 가장 나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JP모간의 미슬라브 마테지카 매니저는 “금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현물 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할 때”라며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재정적인 부양책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이날 글로벌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록은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리고, 밸류에이션 부담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블랙록은 또 중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한풀 꺾였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채에 비해 전세계 우량 블루칩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연초 제시한 투자 전략 가운데 가장 후회스러운 부분에 대해 투자자들은 유럽 주식시장의 매수 추천을 꼽았다.
한편 연초 이후 가장 두각을 나타낸 것은 브렌트유로, 최근까지 32%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금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각각 14%와 8% 오르며 뒤를 이었다.
반면 유로 스톡스 600 은행주가 연초 이후 16% 떨어지며 최악의 성적을 거뒀고, 일본 토픽스 지수 역시 11%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