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롯데면세점이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이번 사태가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전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에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잃은 바 있다.
다만 회사는 이번 사건과 면세점 운영 능력은 무관하다며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담담한 입장을 내놨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은 검찰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면세사업부를 압수수색 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2일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 네이처리퍼블릭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호텔롯데 면세점사업부 등에 대해 오전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등에 수사관 100여 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서류 등을 확보했다.
이번주 내에 특허 공고가 나고 본격적인 시내면세점 특허전이 벌어지게 될 시점임을 감안하면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롯데면세점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에도 운영능력과 무관한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연매출 6000억원이 넘는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반납했던 아픈 과거가 있다.
시내면세점의 독과점 논란과 같은 다른 이유가 작용해 특허를 잃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오너가의 분쟁으로 인해 롯데가 여러 구설수에 오르면서 심사위원들의 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때문에 이번 비리에 대한 조사가 혹시나 올해 신규면세점 경쟁에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시 롯데면세점의 운영능력이 아닌 다른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번에도 그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본격적인 심사가 이뤄지기까지는 약 4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어 롯데면세점이 이번 사건에서 조속히 빠져나오게 된다면 특허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정운호 게이트' 사건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건이 쉽게 일단락 되진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은 "이번 사건과 면세점 운영 능력은 관계가 없다"며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의혹들이 명료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정운호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입점을 위해 브로커를 동원해 신 이사장 등에 금품을 건넨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브로커로 지목된 한 모씨로부터 이를 뒷받침할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