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추진할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고용 지표가 대폭 악화됐지만 연내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의장은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앞으로 수개월 이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혀 투자자들 사이에 이달 회의에서 두 번째 긴축이 이뤄질 여지가 낮다는 해석이 나왔다.
필라델피아 WAC에 참석한 재닛 옐런 의장 <출처=AP/뉴시스> |
6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국제문제협의회(WAC) 주최 강연에서 옐런 의장은 물가 안정과 장기적으로 완전한 고용을 위해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옐런 의장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피하기 어려운 상당 수의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여기에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기업 투자 부진, 미국 생산성 둔화 및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포함됐다.
특히 대외 리스크에 대해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을 크게 강조하고, 중국을 둘러싼 변수와 함께 예의주시해야 할 사안으로 꼽았다.
하지만 5월 고용 지표에 대해 옐런 의장은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와 상이한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달 약 6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고용 지표가 미국 경제 향방에 대해 커다란 의문을 일으키는 한편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부담을 가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른바 페드 워쳐들이 5월 고용 악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서는 곤란하다고 옐런 의장은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지표 악화에도 미국 고용 시장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단 한 차례 결과에 지나치게 커다란 의미를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고용 지표가 경기 전반의 하강 기류를 반영하는 것인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고, 노동시장의 연초 추세 회복 가능성 역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용 이외 주택 시장과 가계 소득 등 실물경제가 탄탄하고, 재정 정책 역시 경기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부양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라고 옐런 의장은 평가했다.
그 밖에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해 지켜봐야 할 핵심 변수로 옐런 의장은 국내 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전망 및 생산성 추이를 지목했다.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과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이달 긴축 가능성이 여전히 희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크리스 러프키 도쿄 미츠비시 UFJ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 회의가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의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내주 회의에서 긴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블리처 S&P 다우존스 지수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해 경계적인 낙관론을 보이고 있다”며 “이날 연설 내용으로 미루어 연내 두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