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침체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옐런 의장의 평가가 틀렸다는 얘기다.
5월 고용 지표를 포함해 최근 1주일 사이 발표된 거시경제 지표는 불과 1개월 전에 비해 현격하게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 매체 <포춘> 최신호는 고용과 기업 자본재 투자, 서비스 부문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실물경기 하강 신호가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채용 공고를 살피는 구직자들 <출처=블룸버그> |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소비자 지출이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고, 주택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이는 초저금리와 에너지 가격 폭락에 따른 결과일 뿐 펀더멘털 측면의 내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포춘>은 약 6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의 헤드라인 수치보다 심각한 문제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4월 수치가 하향 조정된 것이 미국 고용 시장 회복이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3월과 4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폭이 당초 발표된 수치보다 총 5만9000건 하향 조정됐고, 이에 따라 지난 3개월간 월 평균 고용이 11만6000건으로 떨어졌다.
이는 이전 12개월 월 평균 신규 고용이 21만9000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할 때 대폭 후퇴한 수치다.
미국 고용이 둔화되는 조짐은 공급관리자협회(ISM)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다고 <포춘>은 전했다.
ISM이 발표한 5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 고용 지수가 모두 50을 밑돌아 고용 및 노동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을 반영했다.
이와 함께 사실상 마비 상태인 기업의 자본재 투자 역시 미국 실물경기의 침체 리스크를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포춘>은 주장했다.
인력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저하되는 것은 새로운 설비 및 자본재 투자의 위축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 |
<포춘>은 앞서 통화정책 회의뿐 아니라 최근 필라델피아 국제문제협의회(WAC) 연설에서도 옐런 의장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명쾌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설 과정에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를 13차례에 걸쳐 사용한 옐런 의장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정책 위원들과 5월 고용 악화 및 향후 지표의 추이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을 뿐 상황을 직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옐런 의장은 앞으로 수개월 이내에 금리인상을 추가로 단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포춘>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고용을 축으로 한 지표를 근거로 볼 때 긴축에 속도를 낼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 같은 주장은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서도 번지고 있다. 루크 패터슨 STA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침체 리스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주식시장 역시 베어마켓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소시에테 제네랄(SG)은 안전자산 엔화를 필두로 현금 비중을 수년래 최고치로 높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