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바짝 근접하자 월가 투자자들은 긴장하는 표정이다. 주가가 고점을 뚫고 추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가파른 조정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업 이익 감소와 고용 지표 악화까지 크고 작은 악재가 불거졌지만 꿋꿋하게 오르는 주가에 반색하는 투자자들은 찾기 힘들다.
S&P500 지수가 2100 선을 넘은 데 이어 다우존스 지수가 1만8000선 회복을 저울질하자 투자자들은 오히려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최근 주식시장의 거래량을 포함한 주요 지표를 근간으로 볼 때 이번 랠리는 상승 에너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 리스크를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수 상승 자체보다 강세장의 형태와 동력이 향후 추세를 가늠하는 데 결정적인 변수이며,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달리는 말에 올라 탈 것이 아니라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마켓워치는 최근 주가 상승 기간에 거래량은 오히려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거래 마감을 앞둔 시점에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밀리는 양상이 최근 반복된 것은 조정 신호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7일, 거래 마감 전 30분 사이 거래량이 37% 뛰었고, 지수는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이어 최근 주가 상승 기간에 주가가 떨어진 종목의 하락 기간이 짧았고, 악재가 외면 받은 동시에 호재가 적극 반영된 점도 건강한 상승장의 특징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스티넷의 프랭크 카펠레리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뉴욕증시가 4월과 같은 움직임을 재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개월 가량 가파른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이후 반등이 나왔지만 단기적인 상승에 그쳤다.
또 지난 2월 이후 S&P500 지수가 수 차례에 걸쳐 2100선을 넘었지만 이 때마다 대규모 매물이 쏟아졌고, 이번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MND 파트너스도 이날 투자 보고서에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와의 거리를 1% 이내로 좁힌 가운데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에 대해 커다란 부담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매도 트리거가 걸릴 경우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가파른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 S&P500 지수가 50여차례에 걸쳐 2100선을 넘었지만 연중 최고치는 2130에 불과했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펀더멘털 측면의 새로운 동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월가의 주장이다.
MND 파트너스의 티머시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S&P500 지수는 2100선을 넘을 때마다 강한 저항에 부딪힌 동시에 상당 폭을 조정을 맞았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최근 기록한 것보다 현격하게 높은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