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사들이 발품 끝에 신규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각)부터 한 주간 그리스에서 개최된 25회 포시도니아 선박 박람회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와 성동조선,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등 조선사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빅3에선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이 현지 선주사들을 만나 자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수주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정몽준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조선해양영업본부 총괄부문장 전무도 그리스 박람회에 참석해 부사장을 도왔다.
빅3 뿐만 아니라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사장, 조원국 한진중공업 전무, 김철년 성동조선해양 사장 등도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성동조선의 경우, 노조지회장도 함께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 같은 노력에 대우조선은 그리스 해운선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내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와 마란탱커스(Maran Tankers Management)로부터 LNG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각각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총 계약 규모는 5억8000만달러로, 올해 한국 조선소가 수주한 계약 중 가장 최대 규모다.
성동조선도 수주 낭보를 알렸다. 성동조선은 그리스 차코스(Tsakos)사로부터 7만5000톤급 정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 약 1억7000만달러 규모의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또 최근 현대중공업은 쿠웨이트 소재 AMPTC로부터 LR3급 탱커 2척을 추가로 수주했다. 이는 지난 3월 탱커 2척 건조계약에 포함된 옵션 2척이 발효된 것으로,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6척의 탱커를 수주하게 됐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반년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박대영 사장이 직접 그리스로 날아가 수주전을 펼쳤으나 유의미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조선사들의 수주잔고는 신규수주가 줄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2016년 5월 말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135만CGT로 지난달(1억296만CGT) 보다 감소했다. 1척의 선박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황이 나빠질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추가적으로 3조6000억원, 2조원 가량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신규 물량이 더딜수록 조선사들의 구조조정도 대형화, 장기화된다는 뜻이다.
삼성중공업은 인력감축, 수주목표 축소에 따른 잉여 생산설비 매각 등을 포함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한데 이어 이달 말 정밀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유상증자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